
메모 보낸 왕자에 대한 환상 키워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K2 밤 11시)=프랑스 작가 카롤링 봉그랑의 소설 <밑줄 긋는 남자>에서 모티브를 가져 온 로맨틱 추리극이자, 로맨틱 판타지 영화. ‘소설에 밑줄을 긋는 남자’라는 설정을 ‘화집에 메모를 남기는 남자’로 살짝 바꿔 빌려 왔지만, 봉그랑이 “판권 계약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내올 정도로 원작과는 다른 영화다. ‘남자한테 채이는 데 도통한’ 할인매장 점원 현채(배두나)는 어느날 도서관에서 빌린 화집에서 사랑의 메모를 발견한다. “이것은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의 시작입니다. 당신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귀여운 곰같이 사랑스럽답니다. 다음엔 이 책을 빌려보세요.” 언제나 로맨스를 꿈꿔왔던 현채는 계속 해서 다른 책들로 이어지는 사랑메모를 받으며 메모를 보낸 왕자님에 대한 환상을 키운다. 하지만 어린시절부터 그녀만을 바라보다 지하철 기관사의 꿈을 이룬 뒤 프러포즈를 눈 앞에 뒀던 친구 동하(김남진)에게, 현채의 이런 기쁨은 생애 최고의 위기. 하지만 속도 모르는 현채는 친구 미란(윤지혜)을 그에게 소개시켜준다. 그리고 어느 날, 현채는 화집을 빌린 도서관에서 동하와 마주치게 되는데…. 광고계에서 명성을 떨친 용이 감독이 만들어낸 말랑말랑한 판타지와 깜찍한 추리, 그리고 윤종신의 발라드 음악은 봄날 용달차에 쌓아놓고 파는 곰인형 처럼 상투적이지만 귀엽다. 15살 시청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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