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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김장훈 “고 김현식 형이 잊히는 게 싫다”

등록 2009-09-13 18:13

2년만에 라이브 클럽서 공연
관객 5천-1만명 규모의 대형 공연을 주로 해온 김장훈이 2년 만에 라이브 클럽으로 돌아왔다.

12일 저녁 서울 홍익대 인근 라이브 클럽 '타'에는 200명의 관객이 좁은 실내를 꽉 채웠다. 김장훈이 오를 무대 위에는 소주병과 담배도 놓였다. 관객들은 자유롭게 맥주를 마셨고, 일부는 김장훈에게 안주를 건네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김장훈이 음악을 시작했던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마련한 무대로, 자신의 히트곡이 없던 시절을 떠올리며 주로 국내외 뮤지션들의 명곡을 재해석해 노래했다.

특히, 김장훈은 생전에 절친했지만, 자신이 가수로 정식 데뷔하기 전 세상을 떠난 고(故) 김현식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공연 도중 소주 한 모금을 마시고서 담배에 불을 붙인 그는 "가수가 되고 나니 김현식 형이 왜 방황했는지 알겠다. 그게 내가 클럽 공연을 하는 이유"라고 운을 뗐다.

그는 "형의 어머니와 내 어머니는 친구이셨다. 성장하며 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서 "생전 형과 마지막 만났을 때 나이트클럽에서 함께 춤을 췄는데, 돌아오는 길에 형이 나에게 건넨 마지막 말은 '있을 때 잘해'였다"고 말했다.

이어 "형은 내가 노래하길 원했다. 하지만, 형이 떠난 후 '내사랑 내곁에'로 음반을 내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형의 죽음을 딛고 이름을 알리는 게 싫었다"며 "그런데 이제는 형이 잊혀지는 게 싫어 그의 노래를 부른다"고 김현식의 '추억만들기' 등을 선사했다.

이날 공연에서 가수와 관객은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공연 내내 관객들은 '올레!'라고 외치며 흥을 돋웠고, 김장훈의 모든 노래를 합창하거나, 일어나 춤을 췄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 팬, 독도 알리기에 앞장서온 김장훈의 공연장을 찾아다닌다는 일본 팬도 있었다.


전남 여수에서 혼자 온 67살 여성 팬은 "김장훈의 노래는 애환의 에너지가 느껴진다"며 "조영남, 패티킴을 좋아하다가 2년 전 여수 공연 때 처음 접하고 '광팬'이 됐다. 인간적인 모습이 매력"이라며 뜨겁게 응원의 메시지를 말했다.

화답하듯 김장훈은 "풋풋한 1960년대 아날로그의 세계로 인도하겠다"며 스핀 닥터스의 '해브 유 에버 씬 더 레인(Have You Ever Seen The Rain)'을 열창했고, 비틀스의 '헤이 주드(Hey Jude)', 들국화의 '너랑 나랑', 신촌블루스의 '바람인가, 빗속인가' 등 명곡 을 연이어 불렀다.

그는 자신과 인연을 맺지 못한 곡들의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자신이 받았다가 선택하지 않았는데 다른 가수가 불러 히트한 곡들이다.

그는 "이덕진의 '내가 아는 한가지', 임창정의 '러브 어페어(Love Affair)', 이루의 '흰눈'을 작곡가에게서 받았는데 당시 나와 맞지 않아 (음반에) 수록하지 않았다"며 "다른 가수들이 불렀기에 이 곡들이 히트했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김장훈의 밴드 멤버들도 깜짝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베이스의 박정현은 조용필 분장을 하고 나와 모창을 했고, 색소폰의 엄창용은 파마 가발을 쓰고 나와 케니지 곡을 연주했다. 인디밴드 와이낫의 보컬 주몽은 장구 연주로 흥을 더했다.

김장훈은 "연말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20개 도시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며 "내년 6월엔 소극장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2시간40분간의 공연이 끝나고서 앙코르 무대가 다시 30여분 넘게 이어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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