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34살 동갑이고 미혼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똘똘 뭉친 여성 3인방의 일과 사랑, 연애와 결혼에 대한 왁자지껄한 파자마 수다가 펼쳐진다.
1월20일 오후 9시55분 첫선을 보이는 MBC 수목 미니시리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극본 김인영, 연출 김민식)는 방송기자와 동시통역사, 레스토랑 컨설턴트 등 미혼인 여성 3명의 연애관을 트렌디한 시각으로 담은 드라마다.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를 표방하는 이 드라마는 2004년 방송됐던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속편이다.
연출을 맡은 김민식 PD는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일에서는 성공했지만 사랑에서는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한 30대 중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며 "여성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풋풋하고 상큼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경쟁작인 KBS 드라마 '추노'가 시청률 30%에 육박하는 등 인기몰이 중인 것에 대한 부담감을 감추지는 않았다.
그는 "작년 가을 '추노' 제작사에 놀러갔다가 대형 화면에 펼쳐지는 장면을 보고 '이야, '추노'와 함께 경쟁할 MBC PD가 누군지는 몰라도 힘들겠다' 싶었는데 그게 바로 내가 될 줄은 몰랐다.(웃음) '추노'가 조선시대의 추적자라면 우리는 '추노'를 쫓는 방송사의 추적자가 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방송기자 이신영 역을 맡은 박진희는 "일을 할 때는 프로페셔널하지만 사랑에는 순수한, 깊고도 진한 연애를 해본 경험이 없는 역을 맡았다"며 "극 중에서 신영이가 하는 대사가 모두 내 마음속 이야기인 것처럼 동감을 느껴서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성과 미모를 갖춘 한영 동시통역사 정다정 역의 엄지원은 "친한 언니가 마침 한영 동시통역사라서 개인 레슨을 받기도 했다. 7년 만에 드라마에 컴백한 만큼 그동안 맡았던 섬세하고 미묘한 역에서 벗어나 코믹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추노'에서 남자 연기자들이 상의를 벗는다면 저희는 집 안 장면에서는 슬립 차림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여주인공 3명 중 유일하게 기혼인 왕빛나는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레스토랑 컨설턴트 김부기 역으로 출연한다. 왕빛나는 "다시 처녀로 살게 해준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우스갯소리를 한 뒤 "극 중에서 유일하게 결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쿨한 성격의 소유자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상대역으로 항공사 부기장 윤상우와 인디밴드의 천재 음악가 하민재, 한의사 나반석 등이 등장한다.
명문대 경영학부 학생인 하민재 역의 김범은 "천재는 상당히 피곤한 캐릭터인데 그동안 천재 도예가에 천재 파이터를 하더니 이번에는 천재 음악가로 나온다. 힘든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여가 생활로 배울 수 있겠다 싶다. 실제로 천재 음악가 역을 위해 사비로 비싼 기타를 사서 연습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 중에서 10살 연상의 이신영과 사랑에 빠지는 것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사랑한다면 나이나 국적, 성별까지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신영의 전 애인인 윤상우 역의 이필모는 "'솔약국집 아들들'의 대풍이처럼 그동안 여자를 괴롭히고 짜증나게 하는 등 철없는 역을 많이 맡았는데 상우는 이전과 달리 열정적이다. 대풍이보다 좀 더 깊은 내면적 고민이 필요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름처럼 반듯한 성격의 나반석으로 나오는 최철호는 "여자 환자를 절대로 여자로 안 보고 여자 앞에만 서면 숙맥인 남자로 나온다. '내조의 여왕'을 함께 했던 김 PD와 다시 일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 포스터에서 혼자만 빠진 것에 대해 "촬영 전날 육회를 먹었는데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지 나만 식중독에 걸려 빠지게 됐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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