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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윈디시티 첫 앨범 ‘러브레코드’

등록 2005-06-08 19:20수정 2005-06-08 19:20

 펑키, 레게, 솔 등을 섞어 신나는 리듬을 들려주는 ‘윈디시티’.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조명진(키보드), 정상권(퍼커션), 김반장(보컬·드럼), 김태국(베이스), 윤갑열(기타). 이정용 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펑키, 레게, 솔 등을 섞어 신나는 리듬을 들려주는 ‘윈디시티’.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조명진(키보드), 정상권(퍼커션), 김반장(보컬·드럼), 김태국(베이스), 윤갑열(기타).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윈디시티’ 엔 리듬바람 분다네

펑크(funk), 레게, 솔을 ‘짬뽕’해 흥청거리는 ‘윈디시티’의 첫 앨범 <러브레코드>에는 여유와 유머의 힘이 있다. 맛깔스러운 이들의 리듬과 놀다보면 짜증스러운 일들이 ‘그까짓 것’들이 된다.

‘아소토유니온’의 김반장(본명 유철상·31·드럼·보컬), 윤갑열(기타·30), 정상권(퍼커션·21)에 김태국(베이스·37), 조명진(키보드·26)이 가세한 이 밴드는 근엄한 체 옭아매는 것들에 흔들거리는 ‘취권’을 날린다. 그렇게 털어내니 알짜배기 삶의 에너지와 낙관이 남는다.

“솔 뿌리둔 음악 섞여”
흥얼흥얼 리듬 물결타며
부시·꽉만힌 질서 “노노”

‘아소토유니온’도 긴장과 이완을 쫀득쫀득 요리하는 이른바 ‘흑인음악’의 펑크 맛을 제대로 살렸다는 찬사를 받았다. 윈디시티는 여기에 재즈, 레게, 라틴의 느낌까지 폭 넓게 담았다. 김반장은 “펑크는 이주당한 흑인들이 체화한 아프리카의 리듬”이고 자신들의 노래는 “솔 부갈로”라고 설명한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솔에 뿌리를 둔 여러 ‘형제’들을 섞은 것이죠.” 그래도 아리송한데 들어보면 몸과 기분이 먼저 그 뜻을 알아챈다.

레게의 여유를 담은 ‘인트로’에선 “여러분 안녕하세요”라며 넉살좋은 인사부터 건넨다. 딸꾹거리는 기타 등 간이 밴 ‘리빙 인 다 윈디 시티’는 “편하게 쉬며 즐기라”고 흥을 돋운다. ‘리빈 잇 업’의 펑크 리듬이 듣는 사람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흥이 돌기 시작하면 이제 반짝이는 남부의 낙천성을 타면 된다. 라틴 리듬을 고르는 퍼커션에 피아노가 깜찍하게 얹힌 ‘엘리뇨 프로디고(꼬마 천재)’에서는 “내 마음에 타오르는 불꽃처럼… 우린 음악이 너무 좋아요”라며 신바람을 낸다. 띠또 뿌엔떼 등 이들이 “존경해 마지 않는 형님들”을 기리는 노래다. 이어 차차 리듬을 드럼과 퍼커션이 주고받는 ‘하바네로’엔 “이하” “아이” “오로로로” 같은 추임새가 노랫말의 절반이다. 사랑을 속삭이는 ‘러브 이스 언더 스탠딩’, ‘아이 미스 유’에서는 느려진 박자에 숨을 고르며 베이스에 실린 재즈의 느낌을 살짝 맛볼 수 있다.


이렇게 흑인음악을 파고드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지금 대중음악에 흑인음악이 아닌 것도 있느냐”는 답이 돌아온다. “예를 들어, 엘튼 존과 빌리 조엘 1집도 솔이에요. 흑인음악의 정서는 공기처럼 있어 왔던 거죠.” 그리고 자신들의 노래를 그런 ‘인종적 색깔’이 묻어나는 낱말로 규정 짓는 것도 달갑지 않다고 한다. “그들의 음악을 답습하는 건 아니에요. 한국 서울 수유리에서 된장찌개 먹는 우리만의 ‘상황’을 거쳐 나온 노래들이죠.” 그렇다고 ‘한국적 펑크’라는 말도 싫단다. “한국인은 한국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우리 안에 많은 요소 가운데 그런 게 있을 수는 있지만 그보다 우리 음악은 ‘윈디시티’적인 거예요.”

그러니 거추장스럽게 구분 짓고 정의 내리는 짓은 그만두고 함께 편안한 리듬에 다시 취하는 게 좋겠다. 그것이 세상의 말도 안돼는 질서에 딴죽을 거는 이들의 방식이기도 하다. 똑같이 험상궂게 맞서는 대신 여유를 부린다. “연일 보도되는 사건·사고들 노노, 조지 부시 대통령의 연설들 노노, 그의 말씀만큼 죽는 사람들 노노”(노노노)라는 날선 노랫말에도 레게 리듬을 어르는 멜로디온은 밝은 유머를 잃지 않는다. 같이 흥겹다 보면 에너지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이들은 윈디시티라는 이름에 ‘사랑, 힘, 화합’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18일 서울 청담동 하드록카페에서 이들과 신나는 에너지를 나눌 수 있다. (02)547-5671.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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