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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소녀시대 ‘Oh!’, 소녀시대와 1승1패

등록 2010-03-18 10:34수정 2010-03-18 12:00

소녀시대 2집 ‘오’
소녀시대 2집 ‘오’
싱글 곡, ‘Gee’와 ‘소원을 말해봐’ 못 따라가
앨범 단위로는 화려하고 풍성해져 ‘파워 업’
■ 한겨레 대중음악 웹진<100비트> 바로가기
확실한 것은, 소녀시대가 현존하는 여성 아이돌 그룹 중 가장 선두에 위치한 팀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앨범을 논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그리고 이것은 다른 여성 아이돌 그룹과의 비교에 의한 것이기보다는 소녀시대 내부의 문제에 가깝다. 한마디로 선두라는 위상과 선두라고 말하기는 모호한 음악적 완성도 사이의 괴리다. 물론 ‘다시 만난 세계’나 ‘Gee’같은 훌륭한 싱글의 존재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앨범들이 싱글 곡들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다소 전형적이고 평균을 크게 상회하지 못하는 곡들로 채워져 왔음을 부인하기도 역시 쉽지 않다.

이러한 맥락으로 볼 때 소녀시대의 두 번째 정규 앨범 [Oh!]는 과거의 자신들과 맞붙어 한번 지고 한번 이긴다. 먼저 싱글 곡의 경우, 의심의 여지없는 패배다. 앨범 최고의 곡이 재수록된 ‘Gee’라는 사실은 뼈아프다. ‘Oh!’는 만듦새에 있어 ‘Gee’에 뒤처지고, 판타지의 자극에서는 ‘소원을 말해봐’를 따라가지 못한다(기보다는 그냥 대놓고 패를 드러낸다). 지루할 틈이 없다는 건 미덕이지만 ‘Gee’는 몰입도는 기본이요 신선하기까지 했다.

반면 앨범 단위로 보았을 경우(비록 정규 앨범은 두 장 뿐이지만) [Oh!]는 소녀들의 디스코그래피를 통틀어 가장 건실하다. 첫 번째 정규 앨범 [소녀시대]의 보다 화려하고 풍성해진 파워 업 버전이라 할 만하다. 뮤지컬 콘셉트(‘화성인 바이러스’)를 차용하거나 보사노바 스타일(‘카라멜 커피’)을 담는 등 새로운 시도도 했다. ‘Abracadabra’의 성공을 이어받으려는 모색(‘Show! Show! Show!’) 역시 긍정적이다.

신선한 충격을 준 소녀시대의 ‘Gee’,
신선한 충격을 준 소녀시대의 ‘Gee’,
소녀시대 ‘소원을 말해봐’
소녀시대 ‘소원을 말해봐’
하지만 소녀들 안에서 나와 조금 떨어져 바라보면, [Oh!]는 숙명 같은 깜찍/발랄 소녀풍 곡들(‘웃자’, ‘무조건 해피엔딩’ 등)을 기본으로 하는 안정 지향적 작품의 연장이다. 상기한 새로운 시도들 또한 소녀들(혹은 여성 아이돌 그룹) 내부에 위치할 때 비로소 작동 가능한 새로움이다. 다시 말해서 완성도는 높이되 일정한 틀은 고수했다(파워 업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당연히 이것이 죄가 되지는 않는다. 변화와 파격이 의무는 아니다. 웰메이드 걸 팝은 그 자체로 존재의의가 있다. 다만 앨범에 중첩되어 있는 여러 단면을 보다 명확히 드러내고 싶었고, 그중 하나일 뿐이다. 소녀시대(혹은 여성 아이돌 그룹)의 음악에 대한 편견 섞인 폄하와 그 반대급부로 생겨나는 과대평가는 둘 다 옳지 않다. 인디 음악을 평가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돌 음악을 평가할 때 가져야할 것은 균형 감각이다. / 김봉현 대중음악 평론가

◈김봉현= 가슴, 리드머 등을 거쳐 현재는 보다의 필진으로 있다. 각종 웹사이트/방송/신문/출판물에 흔적을 남겼다. 친우들과 힙합 책 2권을 냈다. 군대에서도 (비공식) 삼군통합 흑인음악 동호회 시삽을 지냈다. 하지만 흑인음악만 들을 거라는 오해를 세상에서 제일 싫어한다. 윤종신의 연애 패배주의를 사랑한다. 신자유주의와 가치의 경량화를 반대하지만 귀여운 걸은 찬성한다. 호불호가 확실해 친구는 없지만 프렌드는 있다. 네이버에 김봉현을 치면 항일애국지사가 나온다. 내가 짱이다.

한겨레 음악웹진 <100비트> 맛 보세요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른 시각으로 ‘변주’
트위터와 미투데이에서도 귀 열어두세요
 

<한겨레>와 박은석, 김작가, 김현준 등 20여명의 젊은 대중음악평론가들이 함께 만드는 대중음악 웹진 <100비트>(www.100beat.com)가 17일 시험판(베타 서비스) 문을 열었다.

‘모든 음악 다른 시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살아있는 진짜 음악이라면 주류·비주류, 국내·국외를 가리지 않고 두루 소개할 예정이다. 새로 나온 앨범 리뷰뿐 아니라 재미와 깊이를 갖춘 월간 기획, 음악인 인터뷰, 에세이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낸다. 날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험판 <100비트>에는 음악평론가 이민희씨가 쓴 피처 ‘지드래곤을 올해의 앨범으로 뽑으려다 만 이유’, 소녀시대 <오!>와 카라 <루팡> 리뷰, 미국 팝 밴드 오케이 고(OK GO)와 헤비메탈 밴드 건스 앤 로지스의 리더 액슬 로즈 인터뷰, 지난 1월 내한공연을 한 펑크 록 밴드 그린데이의 프로파일, 브리트니 스피어스와의 인터뷰 후일담 등이 실려 있다.

웹진 이름인 ‘100비트’는 록 음악에 많이 쓰이는 박자를 뜻하는 음악 용어이자 비틀스의 무명 시절을 다룬 영화 제목 를 변형한 것이다. 숫자 ‘100’으로 상징되는 다양한 음악과 다양한 시각을 아우른다는 뜻을 담고 있다.

<100비트>의 로고는 음악을 상징하는 시디(CD)와 평론을 상징하는 펜을 함께 형상화한 것이다. 또 턴테이블에 걸린 엘피(LP)와 바늘을 상징하기도 한다. 단 한 곡을 듣더라도 온갖 정성을 들여야 하는 턴테이블은 음악을 소중히 여기는 리스너들을 떠올리게 한다.

<100비트>는 2주일 동안의 시험판 기간을 거쳐 오는 31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이날에 맞춰 <한겨레>는 전날인 30일 열리는 제7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관련 별지를 발간해 신문과 함께 배달한다. <100비트>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인 트위터와 미투데이를 통해서도 누리꾼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두 서비스 모두 아이디는 ‘100beat’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 한겨레 대중음악 웹진<100비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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