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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오지호 “‘추노2’ 찍으면 반드시 쫓는역 할것”

등록 2010-03-25 07:03

오지호
오지호
“배우는 무조건 멋있어야…스타와 배우 동시 추구”
"다른 작품과 달리 섭섭한 것은 없고 시원하네요. 아주 시원해요."

오지호는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8개월간 어깨에 짊어지고 다니던 큰 짐을 내려놓은 그는 오랜만에 목욕을 개운하게 하고 나온 듯 연방 '시원하다'고 말했다.

"8개월간 고생한 보람이 있어 좋아요. 생각보다 드라마가 잘됐고, 제가 원하던 역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첫 사극에서 그는 홈런을 날렸다. 그가 무관 송태하 역을 맡은 KBS 2TV '추노'는 시청률 30%를 오르내리는 인기 속에 25일 막을 내린다.

대본이 빨리 나온 덕에 '추노'는 지난 21일 모든 촬영을 마쳤다. 촬영을 끝내자마자 송태하를 위해 기르던 콧수염과 머리카락을 잘라버린 그는 "마치 옷을 벗어버린 것처럼 쑥스럽고 이상하다"면서도 드디어 작품을 끝냈다는 성취감에 휩싸여 있었다.

23일 한남동에서 그를 만났다.

--마지막 촬영 신은 뭐였나.

▲태하가 혜원(이다해 분)과 함께 떠나면서 대길(장혁)에게 같이 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그날 눈이 내렸는데 뭉클했다. 컷 소리가 나자마자 장혁과 내가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껴안았다. 뭔가 더 있을 것 같은데 끝나는 것 같기도 했지만 정말 뿌듯했다. 눈이 많이 와서 마지막이라는 분위기가 더 났다.

--첫 사극인데 성공했다.

▲연기생활 12년 정도 했는데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하면서 사랑스럽고 귀여운 캐릭터를 많이 했다. 그런데 나도 한번은 진짜 남자를 연기하고 싶었다. 남자들이 봤을 때 의리있고 멋지다고 느끼는 그런 역을 해보고 싶었다. '추노'는 사극이라서 택했다기보다 송태하가 멋져서 택했는데, 첫 사극이 너무 잘되서 좋다. 연기의 폭이 넓어진 것에 만족한다.

--하지만 연기력 논란도 있었다.

▲태하라는 캐릭터가 도중에 답답함을 줘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다. 태하는 영웅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결국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는 한명의 무관일 뿐이었던 것이다. 솔직히 나 역시도 서원에 갇혀있는 연기를 할 때는 태하의 불분명한 위치가 답답했다. 태하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그런 논란이 있지 않았을까. 밖으로 뛰쳐나가 뭔가를 도모할 것 같은 인물이 사실은 명령대로 움직이는 무관이었기 때문에 실망을 하신 부분이 있을 것이다. 또 기본적으로 내가 사투리(전라도)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급할 때는 발음을 분명하게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발음 논란도 있었던 것 같다. 그 부분은 평생 공부하며 개선해야한다.

--태하는 변화를 통해 성장하나.

▲물론이다. 태하는 혁명을 하지는 못했지만, '내 여인을 구하지 못하면서 어찌 나라를 구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작은 것에서부터 의리를 지키며 변화를 추구한다. 결국 청나라로 떠나지 않고 조선에 남아 변화를 꾀한다. 혜원이 노비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지만 그녀를 받아들임으로써 반상의 구분이 없는 사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혜원과 태하의 러브스토리가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많다.

▲태하와 혜원은 의리로 시작해 사랑으로 간 사이다. 그 전에 태하는 아내와 아이를 잃었기 때문에 혜원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제주도 키스신을 두고도 논란이 많았지만 태하로서는 당연한 것이다. 원손을 일단 믿는 부하 한섬이에게 맡겼기 때문에 빨리 혜원을 구하러 돌아간 것이다. 키스신은 당시 절벽 배경이 절경이라 감독님이 키스신을 안 찍을 수 없다고 해서 찍었다.(웃음)

--'추노'를 통해 오지호도 성장했나.

▲물론이다. 감히 말하자면 눈빛만큼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눈으로 연기하라는 주문을 많이 했고, 그것을 따라 많이 배웠다. 또 사극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졌다. 사극은 찍는 재미가 있더라. 의상이나 배경 등이 현대극과 달라 연기하는 나 자신도 새로운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로맨틱 코미디 외에 다른 장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기쁘다. 뭘 해도 욕먹고 싶지는 않다. 해야될 거라면 욕 안먹게 열심히 하자는 생각인데 이번에 태하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극중 남자 배우들의 '몸짱' 경쟁이 치열했다.

▲8개월 내내 몸 경쟁을 벌였다.(웃음) 겨울로 접어들며 좀 덜하긴 했지만 각자 차에 헬스 기구를 넣고 다니며 틈나는대로 몸을 만들었다. 혁이랑 정수 형은 원래 몸이 좋은 것 같고, 난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다. 서로 스타일이 달라 다 멋졌던 것 같다. 다만 종혁이 형은 '꼭 몸 만들어야해?'라고 하더라. (웃음)

--'추노 2'를 찍으면 출연할 건가.

▲지금이라도 계약하겠다.(웃음) 다만 2편을 찍으면 그때는 꼭 누구든지 잡으러 가고 싶다. 쫓기는 연기는 너무 힘들다. 쫓는 연기를 하고 싶다.(웃음)

--'추노'는 명장면이 많다. 그중 제일의 장면을 꼽는다면.

▲아직 방송 안된 내용인데 갈대밭에서 대길이와 태하가 나란히 뛰면서 씩 웃는 장면을 찍었다. 그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내내 대치했던 두 남자가 드디어 서로 인정하는 장면인데 둘 간의 팽팽했던 긴장감이 풀어지는 순간이었다. 정말 멋졌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스타이면서 배우이고 싶다. 연기도 잘해야하지만 스타성을 갖춰야하고 늘 대중과 함께 호흡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연기 못 할 때는 '이렇게 욕을 먹으면서까지 연기를 해야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1년 반 정도 놀면서 고민한 후에는 스타와 배우를 동시에 좇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배우는 일단 멋있어야한다. 내가 평소에도 나름대로 패션에 신경쓰고 다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차기작은 뭔가.

▲'내조의 여왕'에 이어 '추노'까지 성공하면서 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기를 맞은 것 같다. 큰 복이다. 그래서 솔직히 힘들다. 생각이 많아진다. 좀 쉬면서 깊게 생각하고 싶다. 그냥 막연히 다음 작품은 남자다운 강인함 속에 코미디를 녹여낸 역할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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