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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1443명, 평범하지만 특별한 삶

등록 2010-04-23 21:59

장강복 제3비전 제작팀장
장강복 제3비전 제작팀장
‘인간극장’ 10돌 맞은 장강복 제작팀장 “진솔함이 장수 비결”




결정적인 순간, 화면이 멈추고 ‘띠리리링∼’ 하는 시그널 음악이 나오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인기 연예인이 나오는 드라마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며 방송 10년째를 맞은 한국방송(KBS)의 휴먼 다큐멘터리 ‘인간극장’ 이야기다.

인간극장 제작사인 제3비전의 장강복(사진) 제작팀장은 “평범한 삶이 갖는 힘이 있다”며 “소재 지향주의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소재가 더 풍부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제3비전은 번갈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다른 프로덕션이 한 차례 바뀌는 동안 ‘인간극장’ 10년을 이어왔다. 장 팀장은 초반 3년 직접 연출을 했고 현재는 현장 피디들을 통솔한다.

장 팀장은 “‘인간극장’의 전통이자 매력은 술수나 편법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비슷한 내용과 형식의 프로그램은 많잖아요. 어느 프로그램에서든 한번쯤 봤을 법한 이야기라도 ‘인간극장’은 다르게 접근하려고 노력했어요. 신기한 것만 포인트를 잡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희로애락을 진실하게 전달하는 거죠.”

그는 “이 이야기가 과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은 하지만 풀어가는 방식만은 진솔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힘이 없고, 진심이 없었다는 것이 금방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람들이 이웃 이야기를 좋아해요. 사회적으로는 약자 편이기도 하고요. 지나가다가도 싸움이 나면 구경하는 것처럼 TV를 통해 물끄러미 이웃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삶을 통해 자기 삶을 반성하는 거죠.”


10년 동안 출연한 사람은 모두 1443명. 아무리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해도 방송할 수 있을 만한 사람과 이야기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소재 발굴부터 방송까지 5부작 한 편을 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8~9주인데 소재를 찾는 일만 한 달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주변 인맥을 총동원해서 주인공을 찾지만, 안 될 때는 그냥 한 지역을 찍어 무조건 그곳으로 가 사람을 찾아나서기도 한다. 장 팀장은 “동네 이장님이 최고의 정보원”이라며 10년 동안 쌓은 인맥 관리 노하우를 귀띔하기도 했다.

어렵게 찾아내 출연을 설득해도 동의하는 경우는 열에 하나다. “보통 사람들은 당연히 안 하려고 하죠. 설득하는 것도 결국 내 진심을 보여주는 정공법밖에 없어요. 초반에는 촬영을 접고 교감하는 시간을 보내죠. 그러려면 가족이 돼야 해요. 농사짓는 집이면 같이 밭에서 고추도 따고, 매일 얼굴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자꾸 찾아가면 보는 앞에서 거부하지는 못하세요.”

장 팀장은 “‘외주 프로덕션’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할 때는 설움도 많이 당했지만 이제는 ‘인간극장’ 만드는 제3비전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며 “현장에서 피디들이 흘린 땀과 눈물이 통한 것이고, 그것이 우리가 이룬 작은 성공”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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