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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맞불 놓고, 당근 주고 금요일밤 ‘케이블’ 전쟁

등록 2010-05-03 20:44

위쪽부터 〈위기일발 풍년빌라〉, 〈스파르타쿠스〉, 〈2010 브이〉.
위쪽부터 〈위기일발 풍년빌라〉, 〈스파르타쿠스〉, 〈2010 브이〉.
지상파 드라마 부재 최강프로 배치
피디들 ‘채널고정’ 치열한 머리싸움
케이블 채널들이 가장 신경 쓰는 시간은? 바로 금요일 밤 11시다. 다른 요일보다 시청량이 20% 이상 많아지는 주중 최고의 시간대다. 지상파 방송들이 월~목요일에는 10시 드라마, 11시 예능을 편성해서 케이블 방송들이 맞상대하기 버겁지만, 금요일은 상대적으로 경쟁할 만하기 때문에 11시에 자체 최강이나 전략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한다. 채널씨지브이가 <2010 브이(V)>를, 티브이엔이 케이블채널로는 드물게 자체 제작한 <위기일발 풍년빌라>를, 오시엔이 요즘 최고 화제인 <스파르타쿠스>를 바로 이 시간에 편성했다.

■ 대응전략-맞불을 놔라 다른 채널에서 눈길 끄는 프로그램을 편성하면 바로 저격용 프로그램을 전진 배치한다. <2010 브이>보다 1주일 늦게 시작한 <스파르타쿠스>는 선정성 논란을 의식해 원래 밤 12시에 배치했는데, 2주차부터는 본방송 전에 재방송을 두 편 내보내며 <2010 브이>보다 한 시간 먼저 시작했다. 그러자 <2010 브이>도 방영 1시간 전에 재방송을 편성해 결국 두 프로그램은 같은 시간에 시작하게 됐다. 오시엔 한지형 편성피디는 “몰아 보기를 즐기는 미국드라마 팬의 성향 때문에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가 시청률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맞불 대신 슬쩍 피하는 것이 상책일 때도 있다. 오시엔과 채널씨지브이가 남성 시청자들 타깃으로 미국드라마를 선택할 때 티브이엔은 20~30대 여성에 주목했다. <위기일발 풍년빌라> 전에도 <미세스 타운> <막돼먹은 영애씨> 등 자체제작 드라마를 편성해 1~2%의 높은 시청률을 얻었다. 이덕재 티브이엔 편성팀장은 “월~목 드라마를 보던 여성들이 금요일 밤에도 드라마를 보고 싶어 하는 심리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 유인전략: 당근을 던져라 돌리다가 걸리는 대로 보는 케이블 시청패턴상 한번 들어온 시청자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 <스파르타쿠스>를 보다가 언제 <2010 브이>로 넘어갈지 모른다. 채널들은 재방송이나 다른 인기 프로그램을 앞뒤로 붙여 채널 고정시키기 작전에 들어간다. 티브이엔은 <위기일발 풍년빌라> 앞에 가장 화제를 모으는 <롤러코스터> 재방송을 편성했다. <롤러코스터>로 눈을 잡은 뒤 자연스럽게 <위기일발 풍년빌라>로 유인하는 전략이다. 금요일 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이벤트나 홍보전도 뜨거워졌다. 거리 한복판에 포스터를 붙이는 것은 기본, 버스광고도 한다. <스파르타쿠스>는 6개월 전부터, <2010 브이>는 3개월 전부터 전략회의에 들어갔다. <위기일발 풍년빌라>는 채널씨지브이에서 극장광고도 상영중이다.

■ 게릴라전략: 토요영화를 지원하라 금요일 밤 11시대 프로그램들은 토요일에도 다시 ‘임무’를 맡아 재방송된다. 신작 영화를 밀어주는 임무다. 채널씨지브이는 지난 1일 오후 5시부터 <2010 브이> 5회를 연속방송하며 그날 밤 10시 텔레비전에서 처음 상영하는 영화 <신기전>을 지원사격했다.

케이블채널들한테 토요일 밤 10시대는 금요일 밤 11시대 못잖은 중요 시간대다. 천안함 사건이 터지면 해군이 나오는 영화를 편성하는 식으로 이슈를 활용한다. 이상기온일 때는 기상 재앙 영화 <투모로우>를 다시 꺼낸다. 한지형 오시엔 편성피디는 “자주 우려먹은 영화들은 시청률 1%를 넘기기 어려운데 때가 맞아떨어지면 2%까지 나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토요일 밤 신작 영화가 시청자들을 잡는 데 성공하면 덩달아 새벽시간 에로영화의 시청률도 오른다. 케이블 영화채널은 보통 1주일에 13편 정도의 영화를 트는데, 그중 에로영화는 2~3편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 프로그램과 잘 연결되면 시청률이 많게는 2%까지 나오기도 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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