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5·18…기억하고 있나요
방송사들 30돌 특집 다큐 방영
유족 애환·독일교회 후원 소개
월드컵 등에 밀려 ‘아쉬운 편성’
유족 애환·독일교회 후원 소개
월드컵 등에 밀려 ‘아쉬운 편성’
어느덧 30년. 방송사들이 5·18 민주화운동의 아픔을 회상하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편성해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는 30년을 기념한다.
시비에스 라디오는 오후 3시 <서른 살, 5·18! 오늘을 생각한다>를 통해 30년이 지났어도 아직 현재진행형인 광주를 다룬다. 지금까지 실종된 자식, 친구를 찾아 헤매는 행방불명자 가족의 애환 등을 들여다본다. 제작진은 지난해 5월부터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유족회 등 다양한 이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30년째 행방불명된 아들을 찾는 손금순씨와 총상으로 다리를 절단한 박병준씨의 참담한 심정이 전파를 탄다. 또한 광주의 참상을 알리려고 투신했던 서강대생 김의기 열사 등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이들의 가족도 만나 2010년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 등을 생각해 본다. 매년 5·18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는 조충남 피디는 “해결해야 할 과제는 너무나 많은데 우리는 쉽게 그때를 잊고 있다”며 “군부대가 자료를 완전히 공개하지 않고, 암매장지 등을 제보받고도 지형이 바뀌어 찾지 못한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내레이션은 5·18을 다룬 영화 <꽃잎>의 주연을 맡았던 가수 이정현이 맡는다.
한국방송은 17일 <기도와 용서 윤공희 대주교의 오월>을 내보낸 데 이어 18일 밤 10시에는 시사기획 <케이비에스 10>(사진)을 5·18 특집으로 꾸린다. 당시 민주 항쟁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전개과정, 진상 규명 노력 등을 되짚는다. 지금껏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독일 교회의 민주화 운동 후원 과정을 상세히 공개한다. 19일에는 <케이비에스 네트워크 기획-부서진 풍경 끝나지 않은 오월이야기>를 방송한다.
에스비에스는 전날 방송한 다큐멘터리 <가슴마다 꽃으로 피어>를 오후 2시10분에 다시 내보낸다. 70년대 말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왔던 데이비드 돌링거씨와 이른바 5·18둥이인 김소형씨 등 30년 전 오월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5·18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외 사례를 통해 오늘날 5·18 민주화운동이 갖는 의미를 되새긴다.
제3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중계방송은 방송3사에서 모두 생중계한다.
올 5·18 특집은 방송사들이 월드컵과 선거 등 굵직한 이슈에 신경을 쓰느라 거의 모두 시사다큐로 꾸려져 다양성은 부족한 편이다. 에스비에스는 매일 내보내는 <미니다큐 월드컵 인사이드>를 비롯해 <남아공월드컵 특집 태극기 휘날리며> <월드컵 집중탐구> 등 지난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나흘간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만 다섯 개나 편성했지만, 5·18 관련 프로그램은 하나에 그쳤다. 문화방송은 파업을 이유로 단 한 프로그램도 준비하지 않았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케이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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