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앞에서 미디어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누리꾼 `수신료 거부운동‘에 대한 국정원과 한국방송의 외압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MBC는 9:7, SBS는 8:6…비판 강도도 참여정부 때와 달라
민언련과 <한겨레>의 공동분석 결과를 보면, <한국방송>(KBS) 메인뉴스인 ‘뉴스9’의 대통령 관련 보도 건수는 노무현 정권 때(87건)와 이명박 정권 때(86건) 큰 차이는 없었다. ‘대통령 관련 뉴스’는 대통령이 뉴스의 주어가 되거나 또는 중심인 보도로 규정했다.
다만 전체 대통령 보도 가운데 앵커가 짧게 보도하는 단신 뉴스가 노 대통령 때는 30건, 이 대통령 때는 21건으로 차이가 났다. 단신이 아닌 정규 리포트로만 견주면 이명박 정권 때 8건 더 많은 셈이다. 평균 보도 순서는 그리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 대통령 관련 뉴스는 평균적으로 10.9번째에, 노 대통령 관련 뉴스는 9.4번째에 보도됐다.
그러나 보도 논조는 판이했다. 노 대통령 때는 전체 기사의 83.9%(73건)가 특별한 가치판단이 들어가지 않는 ‘중립적’ 논조였고, 대통령을 칭찬하거나 띄우는 ‘우호적’ 보도는 5건(5.7%)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대통령 때는 중립적 논조는 70.9%(61건)로 낮아졌고, 대신 우호적 논조는 26.7%(23건)로 늘었다. 노 대통령 때 10.3%(9건)이던 ‘비판적’ 논조의 보도도 이 대통령 땐 단 2건(2.3%)에 그쳤다.
이런 보도 태도는 <문화방송>(MBC)과 <에스비에스>(SBS)의 같은 시기 보도와도 분명히 비교됐다. 올해 1~3월 문화방송 ‘뉴스데스크’의 이 대통령 관련 보도를 보면, 우호와 비우호가 각각 9건과 7건으로 나타났다. 에스비에스 ‘8뉴스’는 8건과 6건이었다. 한국방송과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전체 보도량에선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3개월간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의 대통령 관련 보도 건수는 둘 다 82건이었다. 이들 뉴스의 평균보도 순서는 각각 12.7, 11.4로 조사됐다.
뉴스 비판의 강도에서도 이전과는 차이가 있다. 한국방송의 지난 3월2일 ‘뉴스9’의 7번째 꼭지로 방송된 ‘청, “중대결단, 국민투표 전제 아니다”’와 1월26일 27번째 꼭지로 나간 ‘야, 대통령 가족 동행 비판’ 단신기사가 비판적 보도로 분류됐다. 앞엣것은 세종시 국민투표 논란에 대한 이 대통령 해명과 야당의 반발을 병렬배치하고 있고 뒤엣것 역시 대통령 딸과 외손녀의 해외순방 동행에 대한 야당 대변인과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을 같은 무게로 다루고 있다.
반면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논조 기사들은 대체로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주요하게 다루거나, 집권 2년에 대한 평가를 엄밀하게 다루는 식으로 강도가 상대적으로 셌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들의 배치 순서도 평균보다 훨씬 앞쪽인 5.4번째에 배치됐다. 당시 한국방송이 대통령 비판에 몸을 사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박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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