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일라이 스톤’
새 미드 ‘일라이 스톤’
히트곡을 테마로 매회 내용 구성
내부고발자·반전 등 메시지 풍성
히트곡을 테마로 매회 내용 구성
내부고발자·반전 등 메시지 풍성
미국 드라마 <일라이 스톤> 시청자는 두 분류로 나뉜다. 조지 마이클의 팬이거나 아니거나. 폭스채널이 지난주 방송을 시작한 <일라이 스톤>(월·화 밤 11시)은 조지 마이클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일종의 헌정드라마이다. 조지 마이클의 열성팬인 그레그 벌란티 감독이 그의 노래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생각해 변호사가 주인공인 따뜻한 휴먼드라마를 만들었다. 1회 ‘페이스’(Faith·믿음), 2회 ‘프리덤’(Freedom·자유) 등 조지 마이클의 히트곡을 매회 테마로 잡아 관련 내용을 꾸렸고 제목으로도 사용했다. 조지 마이클을 찾아가 설득한 끝에 직접 출연까지 시켰다. 조지 마이클은 1회에서 주인공이 처음 보게 되는 환영으로 나온 뒤, 9회 ‘아이 원트 유어 섹스’(I Want Your Sex)에서는 의뢰인으로 출연한다. 매회 조지 마이클의 노래가 주제곡처럼 흐르고, 9회에서는 짧지만 조지 마이클의 콘서트도 감상할 수 있다. 조지 마이클의 팬이 아니더라도 편하게 볼 수 있다. <일라이 스톤>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유명 법률회사 소속 변호사 일라이가 뇌에 문제가 생기는 대동맥류라는 병에 걸린 뒤 환영을 보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환영은 회가 거듭할수록 그가 맡은 사건과 연관되면서 성공만 좇던 변호사가 소외된 이들을 돌아보게 한다. 재개발, 의료 과실, 장애인법 위반, 내부고발자 등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사건들이 매회 등장한다. 특히 이라크 전쟁을 꼬집는 반전메시지가 곳곳 숨어있다. 11회에서 미래의 환영을 보게 되는 일라이가 무심코 집어든 신문의 머리기사가 ‘미 정부 이라크 철수 마무리(2018년 10월16일자)’라는 식이다. 드라마의 분위기는 치열한 법정드라마라기보다는 같은 환영을 보는 변호사 이야기인 <앨리 맥빌>처럼 가볍다. 사건도 무겁거나 복잡하게 다루진 않는다. 주인공 일라이 스톤을 연기하는 자니 리 밀러는 <트레인스포팅>의 ‘식보이’로 나와 90년대 뉴제너레이션을 상징하며 세기말의 우울과 싸웠던 인물. 이제는 보수적인 직업군을 연기할 나이가 된 것 또한 세월도 비켜가지 못한 조지 마이클을 보는 것만큼 애잔하다. 지난 2008년 에이비시(ABC)가 시즌이 끝난 <로스트>의 공백을 메우려고 큰 기대 없이 제작했는데, 같은 시간대 오랜 경쟁 상대인 시비에스(CBS)를 뛰어넘는 인기로 시즌 2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남지은 기자, 사진 폭스채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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