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
새 수목드라마 ‘나쁜 남자’ ‘나는 별일 없이 산다’
김남길·신성일의 화려한 복귀작
김남길·신성일의 화려한 복귀작
문화방송 <개인의 취향>, 에스비에스 <검사 프린세스>가 지난주 동시에 막을 내리고, 다음주 한국방송 2텔레비전 <신데렐라 언니>도 끝나면서 수목드라마가 새로운 경쟁을 다시 시작한다.
에스비에스는 <나쁜 남자>(극본 김재은, 이도영, 김성희, 연출 이형민·사진 왼쪽)를, 문화방송은 4부작 특집드라마 <나는 별일 없이 산다>(극본 이정란, 연출 임화민·오른쪽)를 26일 첫 방송을 했다. <나쁜 남자>는 젊은 연기자들을 내세운 격정적인 멜로드라마이고, <나는 별일 없이 산다>는 죽음을 앞둔 70대 노인의 따뜻한 사랑을 그리는 잔잔한 드라마다.
두 드라마는 모두 남자 주인공의 활약이 관심거리다. <나쁜 남자>는 <선덕여왕>의 ‘비담’으로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끈 김남길의 복귀작이다. 복수를 위해 치밀한 음모를 세워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남자 심건욱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 해신그룹의 숨겨진 아들로 따로 살다가 가족으로 들어왔는데 유전자 검사에서 가짜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버림을 받은 뒤 해신그룹 회장의 막내딸 모네(정소민)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에서 감성적 연출로 호평받았던 이형민 피디가 연출했고, 일본 엔에이치케이(NHK)가 공동 제작해 내년 일본에서도 방송할 예정이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는 6월 말 방송하는 <로드 넘버원> 방영 전에 4부작으로 짧게 편성됐지만 노인들의 사랑을 진지하게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왕년의 대배우로 정치판으로 들어가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신성일씨가 17년 만에 텔레비전 드라마에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신성일씨는 32살 어린 하희라씨와 생애 마지막에 찾아온 불꽃같은 사랑을 연기한다. 드라마 내용은 5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72살 전직 대학교수 신정일(신성일)이 43살 횟집 종업원 황세리(하희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노인들의 당당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반응이 주목된다. 신성일씨는 인터뷰에서 “노인이라고 해서 사랑과 열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암세포가 자신을 조여 와도 죽음 앞에 비굴하지 않고 사랑 앞에 당당한 정일은 노령화되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노인상을 제시하려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 드라마는 영화 <시> 이창동 감독의 아내 이정란 작가가 처음 구상할 때부터 신성일씨를 염두에 두고 극본을 썼다고 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나는 별일 없이 산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