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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조·용·필…,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등록 2010-05-30 13:06

조용필
조용필
 진정한 ‘오빠’는 세월을 타지 않는다. 예순한살에도 ‘오빠’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

 28일 밤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가수 조용필(60)의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사랑 콘서트 ‘러브 인 러브’는 ‘매직’이었다. 환갑인데도 어느 젊은이 못잖은 열정을 뽐낸 조용필은 노련한 마술사였다. 5만여명의 청중들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한 40, 50대 여성들은 마치 10대 시절로 돌아간 듯 거리낌 없이 “오빠”를 외쳤고 잠실벌은 들썩거렸다.

 콘서트는 여자 어린이가 물속에 잠겨 있는 영상으로 시작했다. 어린이가 수면 위로 나오는 동시에 폭죽이 터지면서 화려한 무대를 예고했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모습을 내보내던 무대 중심의 대형 스크린이 갈라지면서 공중무대가 등장했다. 6m 쯤 허공에 뜬 무대에 선 조용필은 <태양의 눈>으로 포문을 열었다. <일성> <해바라기> 등의 노래가 이어지면서 공연장이 확 달아올랐다.

 그는 “오늘로 잠실 주경기장에서 다섯번째 공연하는 것 같다”며 “매번 할 때마다 새롭고 설레는 한편 두렵기도, 심지어 무섭기도 하다”고 말했다. “음악한 지 얼마 안 돼 다소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은데 좀 더 열심히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어수선할 때지만 이 순간 만큼은 행복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못찾겠다 꾀꼬리> <물망초> <사랑해요>를 열창했다. <바람의 노래> 등 조용한 곡들을 부르며 로맨틱한 분위기로 관객을 이끌기도 했다. <꿈> <자존심> <그대여> <장미꽃 불을 켜요> <위탄연주> 등 히트곡 퍼레이드가 이어지자 팬들은 환호했다.

 그는 노련하게 관중을 휘어잡았다. 갑자기 “오늘 분위기가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며 “이쯤이면 분위기를 잡는 노래를 불러야 할 것 같으니 불 좀 꺼주세요”라고 말했다. 침묵을 깨고 <킬리만자로의 표범> 내레이션이 흘렀다. 이어 “바람처럼~”이 터져나오자 팬들의 감흥은 극점을 향해 치달았다.

 곧바로 <어둠이 끝나면>이 시작하면서 공연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졌다. 스탠딩석 위로 8m 정도 뜬 무빙 스테이지가 나타나더니 객석을 향해 50m를 전진했다. 무빙 스테이지는 플로어석의 청중들이 밑에서도 볼 수 있도록 아크릴로 제작됐다. 조용필은 청중들을 향해 “큰 공연의 문제점은 무대와 객석이 너무 먼 것”이라며 “한 번 요술을 부려봤다”고 말했다.

 그가 <그 겨울의 찻집>에 이어 <단발머리>를 부르자 무대는 다시 50m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 순간 <돌아와요 부산항>이 터졌다. 거의 모든 청중이 그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미지의 세계>에 이르러서 무대는 다시 뒤편으로 물러나며 원상태로 돌아왔다. 20여분에 걸친 요술이었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나는 너 좋아> <아이마미> 등 그룹사운드 성향이 곡들이 속속 이어졌다. <강원도아리랑>을 록으로 편곡해 색다른 맛을 내기도 했다. <모나리자> <청춘시대>를 끝으로 본 공연이 마무리됐다. 팬들은 목이 터져라 “앙코르”를 외쳤다. 조용필은 <잊혀진 사랑>과 <여행을 떠나요>를 꺼냈다. 밤하늘에서는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공연은 <친구여>를 합창하면서 막을 내렸다.


 e뉴스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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