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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수상한 목표 달성하고 막 내리는 ‘수삼’

등록 2010-06-11 19:01

 한국방송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
한국방송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
‘정치적 막장 드라마’ 혹평 속
스타 배우 없이 상업적 성공
한국방송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가 8개월간 70회를 이어온 끝에 13일 막을 내린다.

<수상한 삼형제>는 이른바 ‘막장 드라마’로서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 시청자들이 욕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 결과, 2월 넷째 주 이후 16주 연속 전체 티브이 프로그램 시청률 1위(이하 티엔엠에스 집계)를 너끈히 지켜왔다. 첫회 시청률 24.3%에서 시작해 지난 6일까지 최고 시청률은 43.8%를 기록했다.

그만큼 제작사와 방송사는 넉넉히 챙겼다. 경기상황도 방송 드라마 제작 여건도 녹록지 않은 가운데, 드라마 앞뒤 광고뿐 아니라 족발집·통닭집을 비롯한 프랜차이즈업체와 주얼리기업 등의 간접광고, 피피엘(PPL)도 풍성하게 등장시킬 수 있었다.

문영남 작가는 에스비에스 <조강지처클럽>(2007~2008년)에 이어 이번 <수상한 삼형제>로 ‘막장 드라마’의 대명사 중 한 명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김건강·현찰·이상, 도우미, 엄청난, 주어영·부영처럼 캐릭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인물 이름, 기괴할 정도로 현실을 과장되게 해석하는 이야기 구성, 잔인하리만치 악하고 저질스런 본성을 드러내는 인물 등으로 대변되는 ‘문영남 스타일’은 이번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 드라마가 많은 논란에도 상업적 성공을 거둔 데는 작가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극악스럽고 일그러진 인물들이 곳곳에 등장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인물이나 사건, 관계 모두 비정상의 극을 달리지만, 문 작가의 놀라운 솜씨는 시청자들이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했다. 이야기 전개든 인물 성격이든 일관성이 떨어지는 중대한 결점이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마치 불량식품에 빠져들듯 드라마에 몰입했다. 더구나 여느 드라마와 달리 스타급 연기자 한 명 없이 일군 결과다. 여기에다 재벌 등 상류계급의 호화로운 배경을 깔지 않고 문영남표 서민막장드라마를 선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수상한 삼형제>는 ‘정치적 막장 드라마’라는 신조어도 탄생시켰다. 경찰 미화, 시위대 비하 논란에서 비롯된 일이다. 지난해 말 방송분에서 <수상한 삼형제>는 ‘시위대에 의해 부상당한 전경’과 ‘억울하게 시위 과잉진압으로 몰려 옷을 벗게 될지도 모르는 경찰’을 등장시킨다.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위축되는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수상한 삼형제>는 시청자들의 강력한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수상한 삼형제>는 극단적 상업주의가 어떻게 권력에 부역하는지를 보여준 추가 사례로 기록될 듯하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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