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부터 <세 자매>, <바람불어 좋은 날>, <황금물고기>.
국어원, 방송3사 비속어 조사
‘황금물고기’ 한달 70건 ‘최다’
‘황금물고기’ 한달 70건 ‘최다’
“새끼” “계집애” “개무시”. 요즘 방송 3사의 일일드라마에서 드물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비속어들이다.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이 5월 한 달간 방송된 한국방송 <바람불어 좋은 날>, 문화방송 <황금 물고기>, 에스비에스 <세 자매> 등 방송 3사 일일드라마 59회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우리 방송언어가 얼마나 막 나가는지 새삼 확인시킨다.
국립국어원이 골라낸 품격 낮은 방송언어 표현은 모두 179건으로, 비속어가 113건으로 가장 많아 64%를 차지했다. 이밖에 차별적 표현, 인격 모독 표현, 폭력적 표현 등도 지적됐다. 세 드라마별로는 <황금 물고기>가 70건, <바람불어 좋은 날>이 61건, <세 자매>가 48건이었다.
지적된 표현을 보면 “그따위 천박한 계집애한테 절대 뺏기지 마”(<바람불어 좋은 날>) “내가 또 딱 핸드폰 한번 때려줘야지”(<세 자매>) “이 옷 입은 꼬라지 보소”(<황금 물고기>) “집구석에 좀 처박혀 있으라 해도”(<바람불어 좋은 날>) 등이 있었다.
차별적 표현은 “하늘 같은 남편”(<바람불어 좋은 날>) “이빨 빠진 노인네”(<황금 물고기>) “그지 같은 녀석” “쪼그만한 게”(<세 자매>) 등으로 전체의 17%로 집계됐다. 차별적 표현 가운데 29%가 연령, 14%가 성별과 관련된 것이었다. 인격 모독 표현은 14%였고, 폭력적 표현, 직접적인 욕설은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었다.
국립국어원 쪽은 “국민의 일상 언어생활에서는 실제 쓰이는 표현이라 하더라도 방송의 공공성과 파급력을 감안할 때 적어도 지상파 방송에서만큼은 피해야 하는 표현들”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은 4월에도 지상파 방송 3사 주말드라마 언어 사용 양상 실태조사를 했는데 모두 24회분에서 품격 낮은 방송언어 표현이 429건으로 조사됐다. 비속어가 71%로 가장 많았고, 차별적 표현이 24%이었다.
“낫살이나 처먹어 갖고 그걸 어떻게 해”(<수상한 삼형제>) “하늘 같은 서방님이 사업을 하시겠다 하면 급전이라도 내서 하시게 해야 그게 도리지”(<민들레 가족>) “비린내 풀풀 나는 어린 남자한테 사심따위 가질 것 같아요?”(<이웃집 웬수>) 등이었다.
국립국어원은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방송언어의 품격 실태 조사를 진행중으로, 6월에는 예능 프로그램 속 잘못된 언어사용을 살피기로 했다. 이후에는 부문별 프로그램에 대한 2차 실태 조사를 해 1차 조사 결과에서 지적한 문제들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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