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4년만에 단막극 출연 이선균
“열악한 환경 여전하더군요”
“열악한 환경 여전하더군요”
지난 5일 방송한 <드라마 스페셜>(KBS2 토 밤 11시15분) ‘조금 야한 우리 연애’는 최근 단막극으로는 드물게 시청률 7.2%(에이지비닐슨 집계)를 기록했다. 영화 <봄날은 간다>를 보는 듯한 상쾌한 영상에 살아 있는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잘 어우러져 연애하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란 호평을 받았다. 주인공 이선균은 <거미여인의 사랑법> <연애> <태릉선수촌> 등 지금도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여러 단막극으로 연기자의 기초를 다졌다. 스타가 된 뒤 다시 단막극을 찾은 그는 “4년 만에 돌아와도 여전히 환경은 열악하더라”며 웃었다.
“신인 때 단막극에서 연기할 기회를 얻어 지금 위치까지 올라왔으니 섭외가 들어오면 무조건 해야지 했다. 그런데 1주일 안에 찍어내야 하는 등 열악한 환경은 여전했다. 내 환경이 좋아져 마인드가 바뀐 것일 수도 있겠지만(웃음).”
이선균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생활 연기에 강한 배우다. 이런 강점은 단막극에서 더 빛이 난다. 휴대폰 가게 앞에서 난동을 부리는 <연애> 속 모습이 특히 그랬다. 하지만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로맨틱한 남자의 대명사가 되고 나서는 그 이미지를 이어가려는 듯 낭만적인 역을 계속해왔다. 배우에서 스타가 되려는 걸까?
“어느 날 갑자기 ‘로맨틱 가이’가 되어 있었다. 단막극이나 영화 조연할 때 양아치, 지질한 역할을 더 많이 했는데, 왜 나한테 로맨틱 가이라고 하지? 나도 적응이 안 됐다. 난 로맨틱 연기가 가장 힘들다. <커피프린스 1호점>부터 비슷한 역할만 들어왔다. 쉴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변화를 주려고 선택한 것이 <파스타>였다. “<파스타> 끝나고 나니 거친 남자가 되어 있더라. 반응이라는 게 정말 웃긴 게, 처음에는 어색하다더니 익숙해지니 용납을 한다.”
이선균은 표정이나 동작은 크지 않은데 한숨이나, 목소리 높낮이 등 작은 부분으로 일상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연기를 좋아한다. <하얀거탑>에서는 아이에게 청진기를 대는 장면에서 손으로 감싸 따뜻하게 만드는 등 대본에도 없던 연기를 더했다. 반면 <파스타>에서는 무조건 소리를 지르는 등 멋있게 보이려 하는 느낌도 강했다.
“미니는 단막극보다 인물이 미화되어 있다. 최대한 멋지게 보여야 한다. 내가 안 멋진데 멋져 보여야 하니 힘들었다. <파스타> 초반 시청률이 안 나올 때는 내가 멋있지 않아서인가 싶어 부담이 컸다. 현우가 소리지르는 장면도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지만 피디와 작가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이다. 사람들이 뜨악해할 정도로 무조건 호통을 치는 인물로 가자는 거였다.”
스타가 된 뒤 달라진 것은 뭘까? 그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것이 변했다”며 웃었다. “친하던 이들은 연락 안 하고 별로 안 친했던 동창이나 군대 동기들이 전화 온다(웃음). 결혼을 한 뒤로 인기 변화도 두렵지 않다. <파스타>가 잘돼서 멜로를 연기할 여지는 남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다양한 역할 하려면 결혼 전보다 관리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음 작품은 영화 <쩨쩨한 로맨스>다. 또 로맨스 장르다. “대본에는 멋진 인물로 그려지는데 감독에게 그걸 깨자고 했다. 한국 현실에 맞는 사실감 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려고 고민중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줌 제공
다음 작품은 영화 <쩨쩨한 로맨스>다. 또 로맨스 장르다. “대본에는 멋진 인물로 그려지는데 감독에게 그걸 깨자고 했다. 한국 현실에 맞는 사실감 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려고 고민중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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