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수(39)
‘나쁜 남자’가 사랑한 ‘오연수’
미세한 연기·빛나는 매력 발휘
“20·30대들의 구애 당황스러워요”
미세한 연기·빛나는 매력 발휘
“20·30대들의 구애 당황스러워요”
에스비에스 수목드라마 <나쁜 남자>는 요즘 악재가 겹쳤다. 영화 화면 같은 감각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한창 탄력 받던 즈음 월드컵이 시작되어 2주간 결방했고, 이제 뭐 좀 시작하려고 했더니 주인공 김남길이 지난 15일 군대에 갔다.
15일 방송분 시청률도 8%(티엔엠에스)로 저조하다. 그런데 오연수(39)는 처음부터 20~30%는 기대 안 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출연한 이유는? “성격이 분명한 태라가 너무도 매력적이었고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19일 <한겨레>와 만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쁜 남자’는 갔어도, 나쁜 남자가 사랑한 여인은 젊은 남성들의 로망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누나 저랑 사귀어 주세요.”
미니홈피와 트위터에 10대와 20대의 구애가 쏟아진다. 단아한 이미지에 강한 느낌도 있고 웃을 땐 소녀처럼 수줍어하는 복합적인 매력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기도 하고 또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기도 한 젊은 남자들의 가슴을 흔든 것이다. “<달콤한 인생>(2008년 문화방송) 때는 20대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조금씩 들었는데, <나쁜 남자> 때는 태라의 섹시함을 부각시켰더니 연령대가 더 내려간 것 같아 당황스러워요. 우리 큰아이가 12살인데.(웃음)”
오연수는 <달콤한 인생>에서도 젊은 남자를 만나 진정한 사랑에 혼란스러워하는 유부녀를 연기했다. <나쁜 남자>에서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건욱에게 “그만 봐요” 라며 수줍게 말하는 장면 등에서 미세한 떨림까지 담은 표정 연기가 빛났다. “대본을 받으면 감정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분석해요. 감정이 연결돼야 연기가 나오니까.”
상대 배우에 따라 연기하는 느낌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그는 ‘젊은 남자의 로망’의 영광을 김남길의 연기력에 돌렸다. “남길이는 배우로서 타고났어요. 연구도 많이 하고 목소리 톤도 좋고. 호흡이 잘 맞으니 즉흥 연기도 많아요. 별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실수 아니었다’고 말하며 어깨에 기대는 장면이 있었는데 둘 다 감정에 젖어서 기대면서 나도 모르게 울고, 남길이는 대본에도 없던 손을 잡고….” 태라 곁에는 건욱이가 있지만 오연수 곁에 이제 김남길은 없다. “앞으로 강남구청에서 근무한다니 서류 떼러 가서 부려먹죠, 뭐.(웃음)”
40대가 눈앞 지금이 달콤한 인생
1990년 문화방송 <춤추는 가얏고>로 데뷔해 다소곳한 모습으로 인기를 끈 그는 작품마다 조금씩 변신을 시도했다. <공주가 돌아왔다>(2009년 한국방송 2텔레비전)에서 억척스런 주부로 나왔고 이번엔 당당한 매력을 내뿜는 여인이다.
<달콤한 인생>에 이어 <나쁜 남자>에서는 격정적인 키스신이 화제가 됐다. “연기를 위해서라면 이런 건 안 된다고 가리는 건 없어요. 영화라면 고민하겠지만 티브이는 그렇게 심하지는 않으니까 필요하면 촬영해요. 소통이 중요한데 이미지를 위해 이것저것 가리는 게 무슨 소용일까요. 지금은 또 나이가 드니 얼굴이 두꺼워져서.(웃음)” 작품을 선택할 때도 ‘사람’을 본단다. “어떤 작가가 작품을 쓰느냐를 먼저 봐요.” 처음 본 사람에게 자신을 다 드러내지 않는다는 그가 미니홈피와 트위터를 하며 팬들과는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한다. “디시갤러리, 드라마 누리집 등에 들어가 의견도 읽고 참고해요. 가끔 악플을 보면 ‘이거 누구야, 잡아’라며 ‘욱’하지만(웃음) 원래 단순한 스타일이라 그러고 말아요.” 데뷔 이후 아이를 낳고 1년 쉰 것 외에는 매년 한 작품씩 출연한 그는 반듯한 외모만큼이나 자신만의 기준대로 살아온 것처럼 보인다. 그 흔한 스캔들도 없었고 일탈도 없었다. 그런데 <나쁜 남자>의 태라 역이 변화의 시작이 된 것일까. “이젠 악역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매번 거절하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나갈 수 있을 것 같고.(웃음)” “20대의 오연수는 부끄러움 많고 이기적인 아이였다면 30대를 지난 그는 남을 돌볼 줄 아는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흐른 세월은 한국의 여배우에게 가혹하다. 언젠간 그도 누구의 엄마로 살아야 한다. “실제로도 엄마이고 처녀 역할 들어올 나이도 아니고. 문제는 죽을 때까지 멜로 하고 싶지만, 가정이 있는 여자가 멜로 하면 불륜이 되니.(웃음)” 가는 세월 붙잡고 싶진 않을까? “별로. 그냥 지금 딱 멈췄으면 좋겠어요.” 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에스비에스 <나쁜 남자>
<달콤한 인생>에 이어 <나쁜 남자>에서는 격정적인 키스신이 화제가 됐다. “연기를 위해서라면 이런 건 안 된다고 가리는 건 없어요. 영화라면 고민하겠지만 티브이는 그렇게 심하지는 않으니까 필요하면 촬영해요. 소통이 중요한데 이미지를 위해 이것저것 가리는 게 무슨 소용일까요. 지금은 또 나이가 드니 얼굴이 두꺼워져서.(웃음)” 작품을 선택할 때도 ‘사람’을 본단다. “어떤 작가가 작품을 쓰느냐를 먼저 봐요.” 처음 본 사람에게 자신을 다 드러내지 않는다는 그가 미니홈피와 트위터를 하며 팬들과는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한다. “디시갤러리, 드라마 누리집 등에 들어가 의견도 읽고 참고해요. 가끔 악플을 보면 ‘이거 누구야, 잡아’라며 ‘욱’하지만(웃음) 원래 단순한 스타일이라 그러고 말아요.” 데뷔 이후 아이를 낳고 1년 쉰 것 외에는 매년 한 작품씩 출연한 그는 반듯한 외모만큼이나 자신만의 기준대로 살아온 것처럼 보인다. 그 흔한 스캔들도 없었고 일탈도 없었다. 그런데 <나쁜 남자>의 태라 역이 변화의 시작이 된 것일까. “이젠 악역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매번 거절하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나갈 수 있을 것 같고.(웃음)” “20대의 오연수는 부끄러움 많고 이기적인 아이였다면 30대를 지난 그는 남을 돌볼 줄 아는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흐른 세월은 한국의 여배우에게 가혹하다. 언젠간 그도 누구의 엄마로 살아야 한다. “실제로도 엄마이고 처녀 역할 들어올 나이도 아니고. 문제는 죽을 때까지 멜로 하고 싶지만, 가정이 있는 여자가 멜로 하면 불륜이 되니.(웃음)” 가는 세월 붙잡고 싶진 않을까? “별로. 그냥 지금 딱 멈췄으면 좋겠어요.” 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