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인 김정운(48)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교수
예능 버무린 새 시사해설프로
김정운 교수의 거침없는 진행
여론조사·실험카메라 등 인기
김정운 교수의 거침없는 진행
여론조사·실험카메라 등 인기
시사 프로그램과 쇼를 접목해 새로운 시사 해설을 시도하는 <시사콘서트 열광>(티브이엔 일 밤 11시10분)이 요즘 인기다. 심리학자인 김정운(48·사진)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교수가 진행하고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씨와 영어강사 이윤진씨가 패널로 나오는 이 프로그램은 통일, 정치, 명품 등 사회적 주제를 여러 꼭지로 나눠 현상을 보여주고 심리학적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여론조사, 실험카메라 등 예능 형식을 버무리고 대학교수가 강의하듯 설명해 시사는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여성 범죄’를 다루면 실제 범죄 현상의 시시티브이를 보여 주고, 호신술을 가르치는 강사를 인터뷰하고, 무관심이 빚은 세계의 사례 등을 들려주며 대안을 찾는 식이다.
<시사콘서트 열광>의 인기는 진행자 김정운 교수의 파격적일 정도로 직설적인 진행에서 나온다. 베스트셀러가 된 책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등으로 이름을 알린 김 교수는 이 프로그램으로 처음 방송 진행자로 나서 책 못잖은 입담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를 고려해 말을 고르는 다른 교수들과 달리 김 교수는 거리낌없이 자기 소신을 그대로 표현한다.
지난 3일 녹화를 마치고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인터뷰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같은 사건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 시청자들이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며 “세상에는 좌파, 우파 외에도 앞파, 뒤파, 위파, 아래파도 있는데 왜 우리는 자신의 관점만 고집하려 드는지 모르겠다. 나와 다른 이야기에 마음을 여는 것이 시사와 친해지는 첫번째”라고 말했다. 자기 주관을 확실히 드러내는 데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그래서 생방송은 나도 불안하다.(웃음) 경계에 선 단어를 사용하고 의견을 많이 내니까. 하지만 문화현상의 해석은 악성 댓글 신경 안 쓰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것이다. 녹화방송이니까 피디가 심하다 싶으면 편집하겠지.(웃음)”
5년 전 갑자기 나이가 들어간다는 생각에 평소 좋아하던 슈베트르처럼 바꿨다는 머리모양과 동그란 안경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학자로서 가볍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고상한 전문가들이 나와 인상 쓰고 무겁게 이야기하는 것만 시사는 아니다. 힘 빼고 즐겁게 보여주는 시사도 있지 않은가. 나처럼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해주는 교수도 있어야 한다.”
김 교수는 어렸을 때 “꼬인 아이”였고, “마흔살까지 되는 게 없었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어떤 선생님도 나를 예뻐해 준 적이 없다. 고교 때는 정학도 맞았다. 명지대에서 강의를 하면서 내게 말재주가 있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면서 이후 바뀌었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이 많을수록 흥분되고 강의도 잘된다.”
김 교수는 “난 한번도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난 내가 너무 사랑스럽다. 내가 이 험난한 세상을 버틴 비결이다. 난 나와의 싸움을 싫어한다. 세상과도 싸우느라 힘든데 왜 나까지 나를 괴롭혀야 하나.”
책 쓰기에 칼럼 연재, 그리고 방송 진행으로 바쁘게 살고 있는 그는 55살까지 책을 세 권 더 쓴 뒤 어릴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미술 공부를 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한다. 물론 당장은 <시사콘서트 열광>을 장수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언제까지 들을 것이냐가 고민이다. 1년은 자신 있는데 그 이후가 문제다. 기회가 되면 사회적으로 훌륭해 보이는 사람들의 인간적인 면을 다루고 싶다. <한겨레>와 <조선일보>의 논설위원들이 부인에게 용돈 받는 이야기 등을 한다든지. 하하.”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티브이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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