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련의 장미>
일요시네마 <애련의 장미>(EBS 오후 2시40분) 돈, 권력, 종교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사회의 탐욕과 갈등을 표현한 루이스 부뉴엘 감독의 1956년 작. 전형적인 모험영화 같은 외형을 조금만 파헤쳐 들어가면 다양한 상징성과 초현실주의성을 담고 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타락한 군부, 극한 상황에 도달하자 음험한 속내를 드러내는 가톨릭 신부, 세속에 물들지 않은 표상 같았지만 물욕을 드러내고 마는 벙어리 아가씨, 재력에 매혹되어 노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가 결국 돈과 남성적 매력, 젊음을 겸비한 청년을 향해 마음을 돌리는 매춘부 등 인간 군상의 여러 단면을 보여준다. 숨 막히는 산과 강, 정글로 이루어진 자연을 배경 삼은 이 작품은 간간이 등장하는 초현실적인 장면들이 더하는 낯선 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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