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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반전과 우정 빛났지만 흡인력 부족했다

등록 2010-08-24 18:29

한국전쟁 60돌기획 ‘전우’
한국전쟁 60돌기획 ‘전우’
막내린 한국전쟁 60돌기획 ‘전우’
30년 만에 돌아온 <전우>들의 우정은 빛났지만 그들의 목적의식은 약했다. 한국전쟁 60돌 특별기획 드라마 <전우>가 지난 22일 16.2%로 막을 내렸다. 지난 6월19일 16.7%로 시작한 <전우>는 방송 내내 10%대 중반의 시청률로 안정적인 시청층을 확보했지만 과거 <전우>처럼 폭발력은 없었다. <전우>는 왜 20%를 넘지 못했을까.

옛 <전우>는 1975~77년 방송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동네 사람들이 티브이 있는 집에 모여 함께 시청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70년대 <전우>는 반공 드라마였다.

2010년 <전우>는 이념적 색깔을 배제하고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전쟁의 참상을 그린 반전 드라마로 성공했다. 전우들의 우정과 인간애, 살육에 대한 저항심 등을 함께 녹이며 전쟁 자체의 현실을 바라봤다.

특히 전쟁터에 선 두려움을 담아낸 점이 돋보였다. 기존의 많은 전쟁 드라마나 영화들이 나라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만 강조했다면 <전우>의 등장인물들은 “이렇게 무서운 적이 없었는데”라며 그들 대부분이 “하루 사이에 반이 죽어 나가는” 현실에 어찌할 바 모르는 솔직한 심정을 토로한다. 살려고 국군에서 인민군이 되고, 탈영병으로 사살되기 전에도 살고 싶다며 눈물로 외친다.

<전우>는 국군과 인민군의 인간애와 교감도 담아냈다. 북한군이 죽은 동료를 안고 우는 모습이나 다리에서 협상을 벌일 때 이현중(최수종)에게 “동무라면 믿을 만하지”라며 신뢰를 드러내는 장면에서 남자들의 정체성을 뛰어넘는 우정을 드러냈다. 전쟁이란 행위 자체에 본질적인 의문을 던진 것도 좋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또다시 38선으로 진군하는 이현중에게 부하가 묻는다. “이번에 38선을 넘으면 전쟁이 끝날까요?” 이현중은 대답하지 못한다.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장치 없이 휴머니즘에 초점을 맞춰 반전을 부르짖다 보니 이야기 전반을 끌고 가는 힘이 부족했다.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처럼 자기 손에 피를 묻힌 사람들의 죄의식이나 <허트 로커>처럼 전쟁 장면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서 끝을 맺은 느낌이다. 이는 주인공 이현중의 심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탓이 크다. 그의 고민은 잠깐의 회상 장면이나 순간의 표정, 내레이션으로 대체된다. 뻔한 인물이 등장하고 염하진(남성진)의 죽음이 예측 가능하게 전개된 점도 그렇다.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빗발치는 총알이나, 흔들리는 화면 등 전투 장면은 비교적 좋았지만 너무 짧았다. 대표할 만한 전쟁 장면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이다. 김상휘 피디는 “드라마 안 보는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무언가’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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