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도에 갇힌 광부의 사투, 그리고 진실 게임
한국영화특선 <생명>(EBS 밤 11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만희 감독의 1967년 작. 장민호, 남궁원, 허장강 등 출연. 탄광에서 작업하던 광부 김창선(장민호)은 갱도가 무너져 지하 250에 고립된다. 그가 외부에 구호 요청을 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전화선 하나. 전화선을 통해 그가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매스컴들은 이를 ‘특종’으로 다루며 연일 기사화한다. 들끓는 여론의 관심에 언론은 김창선의 가족들을 불쌍한 사람들로 형상화하고, 김창선의 생사를 하나의 ‘극적인’ 사건으로 만들어 버린다. 홍 기자는 이를 바라보며 끝까지 김창선의 생명에의 의지를 믿지만 서 기자는 이를 냉담하게 바라본다. 그러나 김창선이 구출되자 이 둘의 관점은 역전되고 만다. 결국 이 작품은 사건의 진실이 이러한 ‘말’들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김창선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던 지하 250, 바로 그 현장에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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