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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고현정 일품 연기, 비 ‘비주얼’ 눌렀다

등록 2010-10-18 20:25

수목드라마 ‘대물’ 대 ‘도망자’
에스비에스가 한국방송과의 수목드라마 흥행 경쟁에서 일단 승기를 잡았다. 고현정 주연의 에스비에스 수목극 <대물>과 비가 주인공인 한국방송 <도망자 플랜 비>는 첫 대결을 벌인 지난 6일 나란히 시청률 18%(이하 에이지비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도망자>는 9월29일 첫 방송 20.7%에서 내리막길이었고 <대물>은 그 뒤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14일엔 각각 11.9%와 26.1%로 시청률이 2배 넘게 벌어졌다.

<대물>은 애초부터 부담이 컸다. 한국방송이 지난 1년 내내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14일 시작한 이병헌·김태희 주연의 <아이리스>부터 <추노> <신데렐라 언니> <제빵왕 김탁구> 등이 줄줄이 히트하면서 수목 안방극장을 장악해 왔다. <도망자> 직전의 <제빵왕 김탁구>는 50%까지 시청률을 올렸다. 이런 성과를 그대로 이어가며 시청자들의 채널을 다른 데로 돌리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일정 부분 예견된 승부인 측면도 컸다. 고현정과 비가 연기로 대결하는 것이 당치 않다는 예상이 많았다. <상두야 학교 가자>(2003년)나 <풀하우스>(2004년), <이 죽일 놈의 사랑>(2005년) 등에서 비는 가수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연기력보다는 잘 기획된 캐릭터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비의 할리우드 진출작 <닌자 어쌔신>이 항간에 화제가 되긴 했으나 이 영화로 비는 배우로 충분히 인정받진 못했다. 반면 고현정은 2005년 <봄날>로 연예계에 복귀한 뒤 지난해 <선덕여왕>까지 거의 매년 드라마로 히트를 쳐왔다.

<도망자>가 초반 부진한 대표적 이유는 비가 맡은 캐릭터의 상투성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딘가에서 본 ‘비’를 또다시 보고 있는 듯한 지루함과 뻔함이 느껴진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더구나 <도망자>는 비의 원맨쇼나 다름없을 정도로 그의 스타성에만 의존하고 있고, 주변 인물들과 비가 서로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야기 내용은 허술하고 구조는 산만하다. 티브이 드라마는 영화보다 이야기의 힘이 훨씬 중요한데도 화려함과 속도감 넘치는 그림만으로 승부를 내려고 했다. 그래서 극 초반 빠르게 전환되는 이국적 풍광 속에서 “저 드라마가 도대체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며 답답해 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또한 한국어로 말하는데 상대방은 중국어와 일본어로 대사하고 소통하는 만화 같은 설정은 어이없어 웃게 만들 정도다.

겨우 4회가 지난 <대물>은 시작 전엔 권상우의 뺑소니 논란, 시작 뒤론 작가와 피디 교체, 정치권 공방 등 무수히 뒷말들이 나왔지만 그래도 지난주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호응을 얻어냈다. 당찬 시골처녀가 남자들의 거친 세상 속에서 간난신고를 거쳐 대통령이 된다는 이야기 자체가 쉽고 뚜렷하다. 배우들의 연기도 자연스럽고, 차인표와 권상우 등 고현정 주변 인물들도 탄탄하고 안정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꿈 많은 아나운서가 남편을 잃고 슬픔을 이겨낸 끝에 정계 입문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은 너무 허술하다는 비판들도 나온다. 차인표가 고현정에게 공천을 주기 위해 방송사를 돈으로 매수해 다큐멘터리에 출연시켜 영웅으로 만든다거나 고현정이 갑자기 마이크를 잡고 리포터로 변신하는 내용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평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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