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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허각, 슈퍼스타 등극…대중들 희망을 보다

등록 2010-10-24 20:04수정 2010-10-25 13:31

허각, 슈퍼스타 등극…대중들 희망을 보다
허각, 슈퍼스타 등극…대중들 희망을 보다
‘슈스케2’ 강력후보 존박 꺾고 우승

애절하고 뛰어난 가창력 높은 점수

‘남다른 인생역정’ 보통사람들 응원
“최후의 1인은 허각입니다.” 지난 23일 오전 1시께 서울 경희대에서 열린 케이블·위성채널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케이 시즌2>(슈스케2)에서 발표한 우승자는 애초 예상을 뛰어넘는 인물이었다. 허각(사진)의 우승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스토리가 판타지를 이기다

<슈스케2> 참가자 134만명의 최후 1인으로 우뚝 선 허각은 노래 실력은 출중했지만 결승전까지 우승후보자로 거의 꼽히지 않았다. 최종 3명에 들었을 때도 ‘존 박 내정설’ 등 온갖 소문이 난무했다. 심사위원 평가는 늘 좋았지만 시청자 투표의 반영 비율이 70%나 차지하는 상황에서 여성 시청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존 박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였다. 패자부활전을 거쳐 ‘톱11’에 든 뒤에도 사전 온라인 인기투표에서는 늘 하위권이었다.

그랬던 그가 결승전을 앞둔 인기투표에서 존 박을 1만표 이상 앞서며 1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기 시작했다. 예상을 뒤엎은 결과는, 어떤 ‘미션곡’을 수행하든 애절함과 호소력이 묻어나서 듣는 이의 가슴을 움직이는 허각의 남다른 노래 실력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하지만 힘든 시절을 이겨낸 허각의 성공에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은 대중들의 열광적 지지도 파란을 연출하는 데 큰 몫을 했다.

허각은 어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갔고 중학교를 졸업한 뒤 낮에는 천장 환풍기 기사로 밤에는 행사장에서 노래하며 꿈을 키웠다. 그의 사연과 가수가 되고 싶은 간절함은 오디션이 진행될수록 프로그램에 더욱 깊게 녹아났고, 시청자들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일어날 줄 알았던 일들이 현실에서도 이뤄지길 바라기 시작했다. 결승 현장에서 만난 20대 여성팬은 “어려운 환경에도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이 가슴 뭉클했고 나는 못하지만 그는 꼭 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응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허각의 남다른 인생이야기가 존 박을 향한 여성들의 기대심리를 꺾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슈스케2> 자체 집계에 따르면 허각은 10~20대와 남자들에게, 존 박은 30~4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중저음의 기교 섞인 목소리에 잘생기고 학벌 좋은 존 박이 잠시나마 ‘내 남자’이길 바라는 여성에게 일종의 판타지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주류를 넘어서다

외모와 환경 등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의 대결은 ‘비주류’와 ‘주류’의 대결로 불리기도 했다. 163㎝의 자그마한 키, 중졸 학력, 사회적 선호도가 높지 않은 직업, 평범한 외모의 허각, 키 180㎝에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재학중인데다 빠지지 않는 외모의 존 박. ‘스펙’을 내세우는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루저’라 할 허각이 거의 완벽한 연예인 스펙을 갖춘 존 박을 제친 것은 실력만 있으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를 살려놓았다.


시청자 함혜민(34)씨는 “허각의 우승이 외모와 환경 등이 영향을 주지 않고 오직 실력 하나로 평가받는 공정사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불공평한 세상에서 수많은 이들이 허각에게 자신의 처지를 투영하고 공감을 표한 것이다. 허각 역시 “키가 작고 잘생기지 않아 기획사 오디션에서 노래 부를 기회조차 얻지 못한 적도 었었다”며 “내가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감격했다.

독특한 음색과 놀라운 가창력으로 한국에서 비주류 음악인 포크음악을 선보여 상당수 팬을 확보한 ‘최후 3인’ 중 한 명인 장재인의 표가 허각에게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름다운 경쟁을 보여주다

모두 14회 방송한 <슈스케2>는 케이블·위성채널 사상 최초로 시청률 10%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 방송은 18%(티엔엠에스 집계)를 기록하는 등 매회 폭발적인 시청자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특히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가족단위 시청자들이 유독 많았던 것도 특기할 만하다.

제작진이 애초 목표로 세웠던 10%를 뛰어넘는 흥행은 여느 서바이벌 프로그램과는 달리 이 시대가 원하는 ‘아름다운 경쟁’을 보여준 결과로 볼 수 있다. ‘공정한 사회’라는 시대의 화두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의 대결이 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빼앗은 것이다.

서로 헐뜯고 시기하며 오직 이기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출연진들은 같은 꿈을 가진 이들이 함께 모여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에 기뻐했다. 특히 허각과 존 박이 서로 응원하며 내 일처럼 행복해하는 모습은 방영 내내 화제였다. 가장 친한 동료이자 경쟁자였던 둘은 결승전에서도 광고가 나가는 사이 서로 끌어안으며 위로하고, 노래 부르기에 앞서 잘하라며 다독여 주었다. 이들의 선의의 경쟁에 현장에 있던 이들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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