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네마 ‘허드서커 대리인’
자본주의·기성세대 풍자 숨은 코미디영화
일요시네마 ‘허드서커 대리인’(EBS 오후 2시40분) 미국 독립영화의 대표주자인 코언 형제의 1994년작 코미디영화. 그해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수많은 고전영화의 장면들을 인용했고, 특히 카메오 출연이 많은 영화여서, 숨은그림을 찾듯 좋아하는 배우와 고전영화의 장면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이야기는 황당하지만 자본주의와 기성세대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숨어 있다. 허드서커사의 회장이 자살하자, 시드니 이사는 경영권을 장악하려 음모를 꾸민다. 무능한 회장을 세워 주가를 떨어뜨린 후, 회사를 다시 사들이려는 속셈. 그는 어수룩해 보이는 우편실 신입사원 노빌을 회장으로 추대한다. 그런데 노빌이 훌라후프를 개발해서 큰 성공을 거두자 시드니는 노빌이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며 무일푼으로 쫓아낸다. 노빌은 절망하여 자살을 기도하지만, 그때, 허드서커 회장이 천사가 되어 나타나 출근 첫날 그가 배달하려던 청색 편지를 상기시킨다. 그 속에는 출세를 목표로 삼았던 자신의 삶이 얼마나 공허했는지 고백하는 내용과 함께, 차기 회장이 마음껏 뜻을 펼 수 있도록 자기 재산을 전부 증여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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