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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국민프로’ 전국노래자랑 30살 대기록

등록 2010-11-05 20:11

 사진 한국방송 제공
사진 한국방송 제공
출연자 3만명…‘아파트’ 등 단골곡
송해 “평양공연 가장 기억에 남아”
“전국~ 노래자랑~! 빰빰빰 빰빰 빰~빰~.” 일요일 낮 12시10분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전국노래자랑>이 어느덧 30살이 됐다. 1980년 11월9일 첫 전파를 탄 이후 줄곧 계속된 현역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지난 3일 열린 30주년 특집 녹화 현장(14일 방송·사진)은 한마디로 ‘동네 잔칫날’이었다.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연말결선 대상 혹은 최우수상 수상자들이 나와 다시 한번 ‘왕중왕’을 가렸다. 참가자 수만 15명. 관객들은 흥에 겨워 ‘관광버스 춤’을 췄고, 도전자는 기성 가수 뺨치는 무대 매너로 호응을 유도했다. 일등을 해야겠다는 긴장감보다는 오늘 하루 즐겁게 노래하고 싶다는 긍정의 에너지가 샘솟았다.

■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 <전국노래자랑>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보고 스타를 키워낸 대한민국 최초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지금껏 무대에 오른 인원만 약 3만여명, 예심참가자는 50만명에 이른다. 3살 꼬마부터 103살 어른까지 나이, 학력, 직업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이들이 실력 하나로 대결을 펼쳤다. 최북단 백령도에서 최남단 흑산도까지 누빈 것을 넘어 미국, 일본, 중국, 파라과이 그리고 2003년에는 평양까지 가서 오디션을 봤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트로트 가수 박상철·장윤정·김혜연, 방송인 조영구, 개그맨 김재욱이 스타가 됐다. 박상철은 20살 때인 1993년 강원도 삼척 편에 나와 최우수상을 받았고, 8살에 혼자 오디션을 보러 왔던 장윤정은 “너무 어려서 오디션 현장에 있던 관계자가 10년 뒤에 오면 가수 시켜주겠다며 돌려보냈는데, 그때 만난 사장님이 지금의 사장님이다”라고 말했다.

■ 리얼버라이어티의 진수 <전국노래자랑>의 재미는 출연진과 진행자의 격 없는 대화와 돌발행동이 주는 웃음이다. 송해는 30년 동안 방방곡곡에 다니며 산낙지 등 다양한 음식을 즉석에서 받아먹었다. 개그맨 이경규가 “그 많은 선물을 어떻게 할 지가 가장 궁금하다”고 말할 정도다. 이날도 90년 연말결선 대상자인 변태임씨가 “당시 동네 사람들에게 한턱내느라 집안이 기울었다”며 농담을 던지자 관객석에 웃음꽃이 폈다.

참가자들이 30년 동안 가장 많이 부른 노래는 <아파트> <여행을 떠나요> <밤차>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밤이면 밤마다>. 이날 도전자들은 당시 불렀던 노래를 다시 한번 불렀다. 1989년 26살에 연말결선 대상을 받은 안관수씨는 50살이 되어 나타나 ‘사랑 그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을 부르며 추억에 잠겼다. 머리는 빠지고 주름은 늘었지만 그는 “과거 생각이 나고 다시 한번 노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 친근한 진행자 송해 <전국노래자랑> 30년 방송의 1등공신은 단연 진행자인 송해(83)씨. 중간에 잠깐을 제외하곤 줄곧 구수한 입담으로 참가자와 동고동락을 같이했다.

그는 1988년부터 프로그램 녹화가 있는 날이면 지하철을 타고 아침 8시에 집을 나와 방송국 버스를 타고 하루 전에 녹화 장소에 내려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반드시 대중목욕탕에 들러 주민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작가가 준 원고를 원고지에 옮겨 적으며 서민의 방송, 친근한 방송이 되려는 노력을 늦추지 않았다. 이날 30주년을 축하하러 나온 강호동은 “<1박2일>을 4년 하면서도 지칠 때가 있는데 30년을 전국을 돌아다닌 선생님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송해는 “유치원생부터 아줌마까지 다 나보고 오빠라고 부르니 힘든 일이 뭐가 있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고향이 황해인 그는 “평양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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