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특집드라마 ‘초혼’
SBS 특집드라마 ‘초혼’
박정란 작가 3년간 쓴 대본
민중 애환과 예인의 혼 담뿍
박정란 작가 3년간 쓴 대본
민중 애환과 예인의 혼 담뿍
남사당을 통해 민중의 애환과 예인의 혼을 조명하는 특집드라마가 전파를 탄다. 에스비에스가 창사 20돌을 맞아 오는 12일에 내보내는 <초혼>(극본 박정란 연출 김수룡·밤 9시55분)이다.
남사당은 서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전통 예인 집단으로, <왕의 남자> 등 영화와 연극에서는 등장했지만 드라마에서 본격적으로 다루는 것은 뜻밖에도 매우 드물었다. <곰탕> <백정의 딸>을 집필한 박정란 작가가 3년에 걸쳐 대본을 썼다.
<초혼>은 사내들에게 웃음과 하룻밤을 팔며 비극적인 삶을 사는 여사당 미봉(정은별)과 그를 사랑하는 남사당 이창수(박정철), 미봉을 어떻게든 손에 넣으려는 양반집 아들 윤승재(최령)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사랑하는 여자의 몸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사랑의 극성과 결국 마음마저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오해에서 비극은 시작된다.
맥이 끊어지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전통의 혼을 지피는 남사당패의 집념도 돌아보게 만든다. 조선말기 150여개나 되던 남사당패는 현재 서울 남사당, 용인 민속촌 남사당, 안성 남사당, 평택 남사당 등 극소수만 남아 있다. 그중 안성과 평택 남사당패가 <초혼>에 자문을 하고 직접 출연했다. 풍물, 버나(접시돌리기), 살판(땅재주), 어름(줄타기), 덧뵈기(탈놀이), 덜미(꼭두각시놀이) 등 남사당 여섯 마당도 물론 등장한다.
<초혼>은 남사당의 현란한 재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배우들의 부담이 무척 컸다고 한다. 의지할 곳 없어 동네에 들어온 남사당패를 따라가 어른 어깨에 올라서 춤을 추는 ‘어린아이’(세미)가 된 이창수를 연기하는 박정철은 “두달간 손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꽹과리를 쳤다”고 전했고, 8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어름사니’(줄타기) 김미봉 역의 신인 정은별은 줄타기 연습에 매달려야했다고 한다.
미봉의 아빠이자 남사당패의 우두머리인 꼭두쇠 학진 역을 맡은 안정훈은 “모처럼 아주 괜찮은 전통 소재 드라마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촬영 전날 섭외를 받은 대타였지만 흔쾌히 작품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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