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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아이들의 아이돌 “동심은 우리가 지켜요”

등록 2010-11-12 09:14

 ‘모여라 딩동댕’
‘모여라 딩동댕’
10년 장수 EBS ‘모여라 딩동댕’
개성강한 캐릭터 연기 1등공신
두꺼운 분장 벗으면 “누구세요”
“번개맨! 번개맨! 번개맨!”

10일 제주도에서 열린 어린이 프로그램 <모여라 딩동댕>(EBS 토 오전 8시30분) 공개방송 현장. 엄마 손을 꼭 잡고, 또는 유치원에서 단체 관람 온 어린이 1500여명이 화면에서 보던 캐릭터가 실제 등장하자 일제히 술렁였다. 좋아하는 캐릭터의 이름을 외치고, “공주님 사랑해요”라고 적은 종이를 높이 들고 응원했다.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였다.

■ 무대 위에선 “아이돌!” 뚝딱아빠(김종석), 번개맨(서주성), 나라(정은지), 천재(유수호), 미남(이상철), 어벙(정지순), 공주(이두리), 블랙우먼(김주희), 떼굴(박지훈), 깜찍이(김수미).

전국을 돌며 공개방송 형식으로 제작하는 <모여라 딩동댕>이 10년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것은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들은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째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존재’로 산다. 그중에서 번개맨의 인기는 상상 이상. 아이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주부 이수민(31)씨는 “아이가 정의와 평화를 지키는 ‘번개맨’이 되겠다고 매일 억지를 쓴다”며 웃었다. 이들이 ‘아이들의 아이돌’로 사는 날은 1주일에 2일. 연습 날과 녹화 날이다. 하루 세 번 각각 다른 공연을 선보여야 하기에 연습량도 엄청나지만 더 큰 고생은 두껍고 더운 의상과 짙은 화장이다. 비가 오는 여름은 그야말로 연중 최악의 기간이다. 하지만 늘 웃어야 하는 것이 이들의 숙명이다. ‘미남’으로 나오는 이상철씨는 “땀냄새는 속으로 다 흡수되니 냄새난다며 도망가는 아이들은 없다”며 웃었다. 이들은 공연 당일은 금연하고, 분장을 안 했을 때는 아이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등 나름대로 규칙을 정해 동심을 보호한다. 정지순씨는 “우리가 만들어진 것이란 걸 아는 순간 아이들은 상처를 받는다”고 조심스러워했다.

■ 무대 아래선 “누구세요?” 하지만 무대를 내려오면 상처받는 건 그들이다. 분장을 벗고 대기실을 나서면 누구도 이들을 못 알아본다. 실제로 분장을 지우고 다시 만나니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 번개맨은 꽃미남 서주성으로, 블랙우먼은 청순한 김주희가 됐다. “엄마들이 힌트를 줘야 긴가민가하며 쳐다보죠.”(박지훈) “분장 안 하고 만나면 무섭다고 우는 아이도 있어요. 하하.”(정지순) 서운하진 않을까? 유수호씨는 “못 알아보는 건 괜찮은데, 아이들이 큰 뒤에 잊혀지는 건 슬프다”고 말했다.

대신 무대 밖에서는 아이들보다 엄마들의 응원을 받는다. 엄마들은 눈썰미가 좋아 금세 알아본다고. “제 기사의 악성 답글에, 한 어머니께서 ‘그러지 마세요,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의 존재입니다’라는 댓글을 달아 놓아 감동받았죠.”(이상철)

무대를 내려온 그들은 각자 치열한 오늘을 사는 청춘들이기도 하다. 정지순은 티브이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시즌 8을 준비중이고, 박지훈은 <점프> 등에 출연한 뮤지컬 배우, 이상철은 한국방송 공채 개그맨이다. 대부분 연기를 하다가 아는 사람의 소개 등으로 합류했지만 지금은 절대 빠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욕심이 생긴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낮게 보는 시선들이 속상할 때도 있다. 이상철씨는 “여러 가지 목소리를 내고, 춤도 추고 노래도 하는 등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라며 “어린이 프로그램이 발전하려면 다양한 캐릭터들이 인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팁 하나.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번개맨, 천재, 블랙우먼, 미남 등이 결혼에 성공했다.

제주/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교육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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