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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인생역전 가져다줘 고마워요”

등록 2010-11-16 08:34

“인생역전 가져다줘 고마워요”
“인생역전 가져다줘 고마워요”
1999년 결선대상 김지선씨
출연 뒤 장애 딛고 새 인생
“제게 인생역전을 가져다준 거죠.” 1999년 서산 편에서 우승한 김지선(41)씨의 인생은 <전국 노래자랑> 출연 전과 후로 나뉜다. 출연 전까지 “자살을 생각했을 정도”로 힘들었다가 출연 뒤로 “세상 사는 게 즐거워졌기 때문”이다.

99년 출연 당시 김지선씨는 노래도 잘 불렀지만 의족을 차고서도 막춤을 추는 등 활발한 무대 매너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해 연말결선 대상까지 받으면서 아침프로그램에도 나오는 등 유명세를 탔다.

김씨는 중학 3학년 때 교통사고를 당해 19살에 결국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 다치기 전까지 오락부장을 도맡았던 그는 고교 졸업 이후 눈물과 좌절의 세월을 보냈다. 고교 시절 국악을 공부했지만 장애인이란 족쇄가 늘 그를 가로막았다. 대학 진학은 포기했고 취업은 거절당했다. 의족을 숨기고 식당에 취직해도 걸음걸이로 들통나면 바로 쫓겨나기 일쑤였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폐물처럼 살던 인생”에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은 서른살이 되던 99년부터다. <전국 노래자랑> 구경 갔다가 즉석에서 예심을 봤는데 1차, 2차 통과는 물론 최우수상으로 죽죽 올라갔다. 상반기 결선 최우수상에 연말결선 대상까지 받자 신기한 변화가 왔다. 서산시에서 노래 강사를 제안해 서산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10년째, 수석동사무소와 부석면 주민센터에서도 몇년째 일하고 있다. 의수족 전문업체인 서울의지에선 고급 의족을 평생 맞춰주고 있다. 크고 작은 지역 축제에도 불려 다니는 그는 이제 비공식 서산 홍보대사다.

“사람들이 밝게 사는 모습이 좋다며 힘내라는 편지를 써 보내는 게 너무 신기하고 기뻤어요. 엄마와 둘이 사는데 가장 역할을 할 수 있어 좋고, 일하는 기쁨과 보람도 느꼈죠. 하지만 무엇보다 기쁜 것은 제가 살아있다는 존재의 가치를 증명한 것입니다.”

지난 14일 30년 특집프로그램에서 김씨는 11년 만에 <전국 노래자랑> 무대에 올라 다시 한번 특유의 막춤을 췄다. “개다리춤을 연습했는데 한복을 입는 바람에 못 보여줘서 아쉬워요. 제가 원래 별명이 마이클 잭슨일 만큼 문워크를 잘하는데 의족을 차니 그걸 못한 것도 아쉽네요. 하하하.”

남지은 기자, 사진 김지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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