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로디언 ‘스쿨 티브이’
초등 6년 VJ가 직접 진행
초등 6년 VJ가 직접 진행
어린이 프로그램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케이블채널 니켈로디언이 21일 밤 8시30분부터 매주 일요일에 내보내는 <스쿨 티브이>는 천편일률적인 지상파 어린이 프로그램에 시원한 ‘한방’을 날리겠다는 각오다.
한국 어린이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또래 어린이가 초등학교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이 신청하는 음악을 들려주는 일종의 ‘브이제이 형식’을 시도한다.
지상파 3사가 현재 방송하는 애니메이션 등을 제외한 어린이 프로그램은 10여 개. 그중 상당수가 <뽀뽀뽀> 처럼 유아가 대상이어서 초등학교 고학년은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는 현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아이들의 성장도 빨라 어른 못지않게 다양한 고민을 하는데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아직도 만화나 동요, 교육에 머물러 있다.
<스쿨 티브이>는 이런 변화를 발 빠르게 포착하고, 사춘기에 접어들 시점인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정했다. 지금껏 어린이 프로그램이 어른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담았다면, 그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등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담겠다는 것이다.
21일 방송에서는 서울 구로구 영서 초등학교를 찾아 이성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불쑥 찾아온 카메라에 아이들도 모처럼 신났지만 무엇보다 어린이 비디오저널리스트를 기용한 덕분에 어른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속내도 자연스럽게 끄집어냈다. 김현욱 피디는 “키가 작은 것이 고민이라는 친구의 이야기에 브이제이가 나도 그게 고민이라고 맞장구를 치면서 키가 작아 놀이공원에서 기구를 못 탄 경험 등 어른들은 알지 못하는 그들의 고민 등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 말했다.
브이제이로 나오는 이미르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한 케이블 음악프로그램에 일반인으로 출연했는데 활발한 성격이 눈에 띄어 마이크를 잡게 됐다.
새로운 어린이 프로그램에 아직까지 학교는 당황해하고 있다. 제작진이 30개 학교에 협조 요청을 보내면 20곳에서는 한마디로 거절하고, 10곳에서도 그나마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이 돌아온다고 한다. 교육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김현욱 피디는 “아이들에게는 다른 초등학교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떻게 지내는지를 알 수 있고, 어른들에게는 몰랐던 아이들의 세계를 알게 되는 등 소통의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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