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아프리카의 눈물>(왼쪽 사진), 한국방송 <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오른쪽)
SBS ‘최후의 툰드라’ 이어
MBC ‘아프리카의 눈물’과
KBS ‘…아무르’ 12월 방영
MBC ‘아프리카의 눈물’과
KBS ‘…아무르’ 12월 방영
지상파 3사가 모처럼 좋은 다큐멘터리로 기분 좋은 경쟁을 한다. 에스비에스 <최후의 툰드라>(4부작), 문화방송 <아프리카의 눈물>(왼쪽 사진)(3부작), 한국방송 <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오른쪽)(5부작)다. 모두 사전 조사에 1년이 걸렸고, 현지에서 1년 동안 머물며 촬영했다. 제작비도 10억원 남짓으로 비슷하다. 무엇보다 지금껏 잘 담지 않은 공간에 카메라를 들이댄 점이 눈에 띈다.
지난 14일 에스비에스가 툰드라 유목민의 생활을 담은 <최후의 툰드라>(일 밤 11시)로 호평받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문화방송은 12월3일 <아프리카의 눈물>(금 밤 11시5분)로 툰드라 유목민에 맞선다.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에 이은 ‘지구의 눈물’ 세번째 이야기다. 앞서 두 작품이 원시에 대한 ‘판타지’를 담았다면 아프리카의 사실적인 오늘과 마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급속한 기후변화로 겪는 고통 등 아프리카 전역을 관통하는 비극의 흐름을 좇아 아프리카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절박한 현실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에이치디(HD)카메라와 360도 회전할 수 있는 항공 촬영 장비인 ‘시네플렉스’로 아프리카의 광활한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담았다.
시리즈의 첫 작품인 <북극의 눈물> 때는 당시 조연출이 얼음 사이에 빠졌고, 지난해 <아마존의 눈물> 때는 아마존 강에서 보트가 전복하는 등 늘 사고의 위험이 있었다. 이번에는 지난 7월 에티오피아 서남부 일대에 사는 수리족의 축제인 ‘동가’를 촬영하다가 부족민이 허공을 향해 총을 발사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었다고 한다.
한국방송은 동북아 핵심 생태축으로 불리는 ‘아무르강 지역’ 4400㎞를 훑는다. <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를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5부작으로 방영할 계획이다. 아무르강 지역은 러시아와 중국의 국경을 가르며 오호츠크해로 흐르는 길로 동북아 생태와 문화의 원류로 불린다. 세계 유수의 방송국에서 욕심내지만 접경지역에다가 심한 추위에 촬영이 힘들어 지금껏 프로그램으로 담은 적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카메라를 들이댄 제작진은 호랑이를 숭배하며 사는 우데게이족 등 다양한 부족의 삶은 물론, 반달가슴곰, 사향노루, 붉은여우가 함께 사는 타이가숲 등 생태지역도 속속 공개한다. 특히 대초원과 바다로 이어지는 대장정을 따라 펼치는 오로촌족의 겨울 수렵 생활과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숲에서 사냥꾼들이 말을 타고 사슴과 멧돼지를 쫓는 장면은 흥미롭다. 이광록 피디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가 아프리카에서만 보던 가젤이 아무르강 주변 설원 위에 모여 있는 등 예상을 깨는 새로운 장면이 많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는 대장정의 방대한 자연과 그곳을 지키는 생태계, 주민 등을 모두 훑으려고 다양한 카메라를 총동원했다. 아무르강의 전체적인 지형과 대초원의 말 경주대회 등은 헬기 짐볼 촬영으로 흔들림을 막아 깨끗한 화면을 뽑았고, 늑대 등의 빠른 움직임은 초고속 카메라로 포착했다. 아무르강의 얼음이 녹는 장면 등에서는 특수 수중 카메라가 동원됐다고 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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