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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테리우스에서 꽃중년으로 ‘잡히지 않는 매력’ 신성우

등록 2010-11-29 21:01수정 2010-11-29 21:06

신성우
신성우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 상현역
김혜수·황신혜의 사랑 한 몸에

“잘생겼니?” 신성우(43)를 만났다고 하니 주변에서 열이면 열 이렇게 묻는다. 1992년 25살에 가수로 데뷔한 그는 ‘테리우스’로 불리는 잘생긴 남자의 대명사였다. 43살이 된 ‘테리우스’는 이제 ‘야생 꽃 중년’으로 불리며 여전히 여심을 흔든다. 주름이 생기고 피부는 거칠어졌어도 문화방송 수목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에서 김혜수와 황신혜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한 드라마 피디는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매력을 가진 그 나이대 유일한 배우”라고 그를 평했다.

그를 만난 것은 22일 서울 강남의 한 미용실, 마침 신성우는 상현의 트레이드 마크인 꽁지 머리를 싹둑 자르는 중이었다.

“10회부터 상현이 변해요. 늘 약자였다가 조금 독해진다고 할까요. 대학에서 권력을 잡아 철저하게 기득권 세력을 처단하겠다고 각오를 다져요. 이제부턴 진흙탕 싸움을 합니다. 머리를 자른 것은 터닝 포인트죠.”

극중 시간 강사인 상현은 공정사회를 부르짖으면서도 교수 시켜준다는 말에 덜컥 5천만원을 내고, 돈 잘 버는 아내에게 콤플렉스를 느껴 툭하면 소리를 지르고, 바람을 피우고 들킬까 봐 노심초사하는 지질하고 궁상맞고 때론 귀여운 복잡한 남자다. 신성우는 이런 다양한 모습을 표현해야 하는 상현 역할이 욕심을 부추겼다고 한다. 자기와 닮아서?

“실제 성격과도 많이 달라요. 모 아니면 도. 화장실 가서 울어 본 경험도 없어요. 부당한 일 당했다고 느끼면 그 자리에서 결단을 내고 말지 상현처럼 참고 그러지 못해요.(웃음)”

“우연히 연기 시작…악역 욕심도
음악, 지금은 나를 위해 하고싶어”

아직도 신성우의 연기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발성이 잘 안되고 거친 느낌이 어색하다는 평도 나온다. 그러나 그것이 신성우만의 색깔로 승화됐다는 데는 다들 동의한다.

신성우의 연기는 현장에서 10년 넘게 터득한 것이다. 2000년 에스비에스 단막극 <러브 스토리>의 록 가수로 연기자 수업을 쌓은 그는 2002년 <위기의 남자>로 연기자로 얼굴을 알린 뒤 <위풍당당 그녀>(2003년), <첫사랑>(2003년), <크크섬의 비밀>(2008년) 등 정극과 시트콤 등 장르를 넘나들은 지 벌써 8년째다. 정석대로 배우지 않은 날 것의 느낌, 그게 신성우의 생명력이다.

-두 여자에게 사랑받는 기분이 어떤가?

“나쁘진 않다.(웃음) 상현이는 직장에서 힘없는 남자가 집에서 대우 못 받는 요즘 시대의 남자를 대변한다. 상현의 입장에서 보면 진서는 최악의 여자다. 자기 생각만 옳다고 하고 남편 돈 못 번다고 무시하고.(웃음) 결혼 10년차 된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다 상현을 이해하더라.”

-처음에 왜 연기를 하려고 했나?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당시는 가수가 연기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남의 동네였다. 미니시리즈 제안이 와서 거절하려고 감독을 만났다가 ‘너 아니면 안 된다’고 하기에 마침 음악판에 회의도 있던 터여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이렇게 됐다.(웃음) 매년 음반을 내야 하는 시스템이 싫었고, 왜 음악을 이런 식으로 그들 논리대로 생산해내야 하느냐는 거부감이 들 때였다. 그래서 이 동네에는 뭐가 있을까, 도전해볼까, 음악적으로 뭔가 얻는 것이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어떤 역할에 끌리나?
신성우
신성우

“배역을 보면 마음을 끌어당기는 게 있다. 뭐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다. 평범한 역할은 아니다. <크크섬의 비밀>도 실험적이어서 좋아했다. 거의 무인도에 갇혀서 뱀도 네 마리나 잡고.(웃음) 눈썹 하나 안 흔들리는 악역도 때가 되면 하고 싶다.”

신성우가 배우로서 자기만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는 늘 젊어 보이는 외모가 큰 몫을 한다. 남자 배우들도 성형 수술은 기본이 된 연예계에서 보톡스 한번 맞지 않은 그의 자연스런 얼굴은 오히려 경쟁력이 됐다. 부드럽거나 악한 역할로 나뉘는 그 나이대 배우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성형안한 43살 자연스런 중년미
“주름은 세월이 나에게 준 훈장”

-외모에 대한 신경은 안 쓰이나?

“세월 따라 늙는 내 얼굴이 좋다. 주름은 세월이 배우에게 주는 훈장이다. 그런 느낌은 분장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 약물로 주름을 펴보겠다? 외모 가꿀 시간에 음악 한 곡 더 듣고 소주나 한잔 더 하지.(웃음)”

-‘테리우스’ 시절을 생각하면 어떤가?

“그렇게 불리니 좋기는 했는데 당시는 민망했다. 그 별명이 아직도 떠나지 않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때 나를 테리우스라고 부른 분들이 지금 나를 보면서 그때를 추억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음반은 안 내나?

“지금도 꾸준히 곡은 만든다. 하지만 내가 노래를 만들고 부른 건 내가 듣고 의지하고 싶어서였다. 음반을 팔아서 장사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부르고 싶을 때, 많은 분이 진심으로 원하실 때 내고 싶다. 지금도 ‘서시’를 아는 분들을 만나면 40~50대가 되어도 록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던 한가지는 이룬 것 같아 기분 좋다.”

-험난한 연예계 생활을 어떻게 견디나?

“연예인 친구는 몇 명 없다. 음악하는 친구들이나 조각하는 사람들과 더 자주 만난다. 연예인들 만나서 연예계 바닥 이야기하면 뭐하나? 재미가 없다. 음악 이야기하는 게 가장 편하다. 소주 한잔 마시더라도 행복하게 마셔야지.(웃음)”

-신성우에게도 콤플렉스가 있나?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 다들 있다고 생각하고 접근을 안 한다. 올해도 얼마 안 남았는데. 아, 외롭다.(웃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펜타그램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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