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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혼혈은 작가로서 큰 자산이에요

등록 2010-12-02 20:54

모니카 메이서
모니카 메이서
‘로스트’ ‘프리즌 브레이크’ ‘24’ 모니카 메이서
한국계 미국인…“‘주몽’ 같은 역사물 인상적”
<로스트> <24> <프리즌 브레이크>. 성공한 미국 드라마 뒤에는 한국계 미국인 모니카 메이서(사진)가 있었다. 뉴욕 배사대학에서 아프리카학을 전공한 그는 2000년 미국 폭스텔레비전의 작가 양성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2002년 <24>의 보조 작가, 2004년 <로스트>의 정식 작가로 참여했고, 2006년에는 <프리즌 브레이크>의 스토리 에디터 겸 프로듀서로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섰다. 2005년에는 <로스트>로 에미상과 골든글로브상도 받았다.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드라마 곳곳에 한국계 작가의 흔적도 남겼다.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2에서 부통령의 최측근인 캐릭터 ‘빌 킴’은 원래 설정이 중국인이었는데 그가 제안해 한국인으로 바꿨다고 한다. 지난 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스토리텔링 강연회에 참여하려고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났다.

-2008년에 이어 두번째 방문이다.

“당시 3년 안에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했는데 아직 달성 못 했다.(웃음) 나의 한국어 실력은 세살 수준이다. 딸이 세살인데 함께 ‘배고파’, ‘피곤해’ 정도로 말한다.”

-혼혈이라는 점 때문에 한국에서 더 화제다.

“혼혈이라는 점이 작가로서 큰 자산이 됐다. <로스트> 작가로 발탁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면접을 보는데 엄마가 한국인, 아빠가 흑인이라고 말하니 제작자의 눈빛이 달라지더라.(웃음) <로스트> 캐릭터 중 세명이 흑인이고 김윤진 등 한국인 캐릭터도 두명 나온다. 작가들이 (대부분 백인 남자여서) 한국인과 흑인 문화를 잘 모른다. 선과 진이 한국 사람이니까 그들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오면 나에게 어떻게 행동하면 되느냐고 많이 물었다.”

-한국 드라마 관계자들은 보조 작가, 정식 작가, 스토리 에디터, 이그제큐티브 에이터 등 세분화된 미국 작가 시스템을 미국 드라마의 경쟁력으로 꼽는다.

“미국 드라마는 위계질서가 분명해 오차 없는 작품을 빚는 점에서 군대식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웃음) 보조 작가일 때는 시키는 대로 정해진 시간 안에 반드시 해낼 것을 명령받는다. 사다리를 차근차근 밟고 오르는 시스템이라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지만, 한국 시스템도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창작자에게 더 많은 힘과 자유가 주어지니까. 미국은 내가 썼어도 프로덕션이나 방송사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좀 복잡해진다. 대본을 쓴 작가가 잘리는 일도 발생한다.(웃음)”

-최근 3~4년 사이 미국 드라마도 소재나 장르에서 다양해졌다.


“<매드맨> 등 5년 전에는 절대 안 된다고 했던 시대물이나 역사물이 최근 잘되면서 창작자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앞으로 봇물 터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역사드라마나 대하드라마가 인기가 많아 부러웠는데 미국에는 없었다. 규모가 크니까 예산 문제도 있고.(웃음) <워킹 데드>처럼 좀비나 뱀파이어가 나오는 장르 물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 드라마는 의사, 변호사, 경찰 등 전문직이 많아 이들이 한 드라마에 다 나오면 인기 끌 것이라는 농담도 있었다.(웃음)”

-한국 드라마를 어떻게 보나?

“엄마랑 <커피 프린스 1호점>과 <대물>을 봤다. 여자가 남장하는 게 귀여웠고, 정치하는 모습도 좋았다. 한국은 <주몽>처럼 아름다운 역사드라마가 인상적이다. 다만 대본을 팩스로 받기도 한다고 들었는데, 세트장에서 대본을 받으면 의상과 소품 담당자들은 어떻게 일하나? 만약 우리가 세트장에 대본을 팩스로 보낸다면…, 당장 잘릴 것이다.(웃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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