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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한국 시트콤, 작가가 없다”

등록 2010-12-07 08:56

김병욱 피디
김병욱 피디
‘하이킥 시리즈’ 김병욱 피디
“일일편성은 제작 한계 많아”
한국 시트콤의 흐름은 ‘김병욱표 시트콤’과 같이했다고 할 정도다. 김병욱(사진) 피디가 <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를 성공시켰던 1998~2003년은 시트콤이 방송가에서 비로소 각광받으며 장르로 자리잡는 시기였고, 그 뒤 그가 <귀엽거나 미치거나>로 실패할 즈음엔 시트콤이 하락세를 걸었다. 그리고 그가 2006년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화려하게 부활해 이후 2009년 <지붕뚫고 하이킥>을 성공시킨 요즘은 방송사들이 너도나도 시트콤을 만들며 시트콤 부흥기가 시작될 조짐이다. <생초리>는 김 피디가 연출한 작품은 아니지만 초반 기획에 관여하며 틀을 짜는 데 동참했다. 요즘 세번째 ‘하이킥 시리즈’를 구상하고 있는 그와 전화로 한국 시트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생초리>가 인기다.

“<생초리>는 내가 20부작 기획서만 줬고 모든 세부적인 것은 김영기, 조찬주 피디가 맡았다. 대본도 캐스팅도 연출도 내가 관여한 것은 없다. 기획보다 중요한 것은 연출과 대본과 캐스팅이다.”

-<생초리>는 시트콤 단골소재인 가족을 벗어나 사무실로 간 것이 눈에 띈다.

“일일시트콤은 6개월에 130회를 해야 한다. 회당 두개씩 이야기를 넣으면 260개를 만들어 내야 한다. 260개 이야기를 구상하려면 그 정도 이야기가 나올 만한 공간과 사람 배치를 고려해야 해서 가족에 눈을 둘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생초리>는 주 1회에 20부작이라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일일과 주간일 때 소재나 형식에서 차이가 있나?

“일일시트콤은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일일시트콤은 마라톤이다. 초반 10회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지만 계속 끌어나가기 쉽지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 시트콤 제작 여건상(제작비와 인원이 적고 매일 방송해야 하는 점 등) 갈수록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시트콤 <프렌즈>는 10년 동안 240회를 내보냈다. 1년에 24회씩 한 거다. 1주일에 한번 6개월 방영하고, 6개월은 재방송하면서 작품 구상할 시간을 확보한다. <순풍 산부인과>는 2년6개월 동안 방송했는데 하루에 2회씩 내보냈으니 총 590회가 나갔다. 작업 강도가 상대가 안 된다. 아쉬워도 부실한 이야기가 생길 수밖에 없다. 미국 같은 시스템이면 정말 끝내주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한국 시트콤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작가가 없는 게 문제다. 조금만 성공하면 다들 드라마로 가니까 좋은 대본 쓸 작가가 없다. 또 지상파는 30~5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해야 하니까 파격적인 시트콤을 만들기에도 한계가 있다. ‘하이킥 세번째 이야기’를 하고 나면 케이블텔레비전에서 본격적으로 시트콤을 해 볼 생각이다. 시청률 15%가 아니라 마니아 3%를 잡겠다. 피켜 스케이팅의 규정 종목이 아니라 프리라면 내가 마음대로 펼칠 수 있으니까.” 남지은 기자,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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