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드라>와 <아프리카의 눈물>은 희로애락이 담긴 한국적인 다큐로 주목받는다. 두 피디가 말하는 한국 다큐의 힘은 이야기가 있는 구조다. 비비시(BBC) 다큐멘터리가 2~3차에 걸친 재촬영으로 정교하고 세밀한 느낌을 담는다면 한국 다큐는 3~4개월이 넘게 현지인과 생활하며 아무도 모르는 그들의 속사정 또한 포착해 심리도 함께 표현한다.
<아프리카의 눈물>이 지금껏 아프리카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다른 점은 그들을 신기한 나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남녀가 연애하는 모습이나 젊은 부인을 얻고 싶어하는 남편 때문에 속상해 눈물 흘리는 아내의 모습 등을 담아낸 것이다. 문명의 혜택을 전혀 못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아프리카 부족이나 툰드라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음악을 틀어 놓고 춤추고, 디엠비(DMB)로 영화를 보는 등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친숙한 일상을 끄집어내 그들의 생활을 면밀히 관찰한다. 장경수 피디는 “비비시 다큐가 이야기에 그림을 얹힌 느낌이라면 우리는 희로애락의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흐르기 때문에 더 사실적으로 와닿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땅>의 박봉남 피디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을 때 그곳의 전문가들이 등장인물이 울 때 내레이션을 넣지 않고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등 우리에게는 공식처럼 되어 있는 다큐 구성이 한국 다큐의 강점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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