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왼쪽 사진) · <푸른 지구의 마지막 유산 콩고>(오른쪽 사진)
K1 다큐 2편 연이어 선보여
추위와 더위 뚫고 날것 담아
추위와 더위 뚫고 날것 담아
한국방송 1텔레비전도 대형다큐 경쟁에 뛰어들었다. 에스비에스 <툰드라>와 문화방송 <아프리카의 눈물> 등 최근 지상파가 사전 조사 기간만 1년에 1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형다큐멘터리를 내보낸 데 이어, 한국방송도 5부작 <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이하 <아무르>·왼쪽 사진)와 4부작 <푸른 지구의 마지막 유산 콩고>(이하 <콩고>·오른쪽)를 오는 19일과 2011년 1월1일에 각각 첫방송 한다.
<콩고>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콩고의 구석구석을 조명했다. 콩고는 생태계의 보물창고로 불릴 정도로 포유류 400여종과 조류 650여종, 식물 1만종 이상이 서식해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 등 세계 유수의 방송사도 관심을 가지는 곳이다. 하지만 에이즈와 에볼라 바이러스 등 여러 전염병의 진원지라고 알려져 접근을 꺼린 탓에 신비로운 생태계를 화면에 잡아낸 곳은 거의 없다. 200일 동안 현지에서 생활한 <콩고> 제작팀도 최성민 피디가 말라리아에 걸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눈물>이 아프리카 부족들의 생활을 밀착해 따뜻한 느낌을 뿜었다면 최근 대형다큐 제작의 기본 장비가 된 항공촬영장비 시네플렉스로 담은 콩고 열대림의 모습은 거칠지만 흥미롭다. 흙탕물이 범벅된 강물에서 통발을 이용한 전통 낚시법으로 물고기를 잡는 와게니아족과 피그미족은 잡은 물고기를 입에 물고 물살을 가로지른다. 콩코의 명물인 웨스턴 롤런드 고릴라와 날카로운 이를 가진 타이거 피시의 움직임은 다큐에서 잘 볼 수 없던 동물이라 그 자체로 관심을 끈다. 이정수 피디는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라 더 관심이 갔는데 흥미 위주의 화면은 자제하고 사람과 동물을 위에서 조망하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한다.
몽골과 러시아, 중국을 가로지르는 4400㎞의 거대한 아무르강과 고대의 자연을 담은 <아무르>도 흥미보다는 자연의 웅장함 자체를 담는다. 아무르강 역시 호랑이, 표범 등 멸종 위기 동물의 서식지로 동북아시아의 생태와 문화의 원류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영하 40도에 육박하는 등 너무 추워 인간의 발길이 뜸해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적이 거의 없다.
사전 조사 1년에 제작비 9억원을 들여 210일 동안 촬영한 <아무르>팀은 질병과 싸워야 했던 <콩고>팀과 달리 추위와의 전쟁이었다. 접은 상태로 보관했던 멀티코드가 펴는 순간 부러졌다고 한다. 순록 썰매, 말로 이동할 때는 얼굴이 얼어붙을 정도로 아파 포기하고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런 고생 끝에 나온 <아무르>는 특히 수중카메라로 물속 세상을 담아 기대를 모은다. 곰이 물고기를 잡아 즉석에서 뜯어먹는 장면은 <툰드라> 아이들이 생피를 마시는 것만큼이나 놀랍지만 그 자체로 날것 그대로의 자연이다.
<아무르>와 <콩고>는 요즘 유행이 된 연예인이 아니라 전문 성우에게 내레이션을 맡겼다. <아무르> 이광록 피디는 “우리 다큐는 멀리서 관조하는 느낌이 많다”며 “다른 방송사 다큐는 단시간에 눈길을 끌려는 부분에 치우친 것 같다. 우리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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