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 ‘생초리’서 인기몰이
김학철 ‘생초리’서 인기몰이
“노안이라 나이많은 역만…
이젠 내또래 격정멜로 도전”
“노안이라 나이많은 역만…
이젠 내또래 격정멜로 도전”
“빨리 싸는 것도 경쟁력”이라며 직원들에게 화장실에 가면 10초 안에 끊고 나오라고 호통치고, 장례식장에서는 절하자마자 “상심이 크시겠네. 가자!”라며 부리나케 나오는 사장. 티브이엔 시트콤 <생초리>(금 밤 11시)에서 김학철(50·사진)씨가 연기하는 증권사 사장 ‘빨리 박규’가 요즘 인기다. 오랫동안 개성파 연기자로, 빨리빨리보다는 긴호흡으로 연기 인생을 살아온 김학철씨의 새로운 모습이다. 1978년 현대극장 연구생으로 처음 연극 무대에 선 그는 32년 동안 차근차근 걸어 “열망하던” 시트콤과 만났다. <자이언트>(SBS)와 <생초리>로 2010년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감초 조연 김학철을 최근 옥천 촬영장에서 만났다.
-인기를 실감하는지.
“첫회 나가자마자 아내에게 이제 고생 끝났다고 말했다.(웃음) 2000년 <태조왕건>으로 처음 이름을 알린 뒤 광고를 5개나 찍었는데 <생초리> 하면서는 10군데서 광고 제의가 들어왔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4학년인 ‘늦둥이’ 아들이 박규가 극중 민성(하석진)이 벼락 맞고 병원에 입원하자 “똥구멍은 괜찮냐”며 의사에게 묻는 장면에서 뒤집어지는 등 즐거워하니까 그게 더 기쁘다.”
-그동안 악역을 도맡아와서 코믹 연기가 더 도드라져 보인다.
“시트콤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원래 성격도 재미있는데 영화 <진짜 사나이>에서 권해효를 괴롭히는 악당, <은행나무 침대>에서는 심혜진 괴롭히는 병원장 등 주로 악역을 했다. 7~8살 때부터 동네 영화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배우를 꿈꿨는데 줄곧 비슷한 인물만 연기한 거다.(웃음) 사극을 10년 했더니 영화나 다른 장르가 들어와도 엄두도 못 냈다. 그래서 우물쭈물하다 인생 다 가겠다 싶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목록을 만들었다. 사극 출연을 자제하고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해보자. 그 첫 번째가 <생초리>였다.”
-시트콤 연기가 어렵지는 않은가?
“처음에는 너무 빨라 어지럽더라. 박규 대사는 정통드라마보다 더 철저하게 계산한다. 가령 1회에 나오는 취임사는 녹음해서 듣고 공책에 수십 번 옮겨쓰는 등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연구했다.
박규는 말이 빠르지만 발음이 정확해야 하고 말한 뒤 시청자들에게 통쾌감 같은 걸 주고 싶어 높낮이나 운율 등을 다 계산해 내뱉었다. 하지만 웃음을 참는 건 힘들다. 드라마 속 상황이 너무 재미있어서 입술 꽉 깨물고 연기한다.(웃음)”
-주로 나이 많은 인물을 연기했다. “‘노안’이라 데뷔 때부터 나이 많은 역을 맡았다.(웃음) 대학생이던 20대 때 <전설의 고향>에서 50대 인물을 연기했고, 40대 초반에는 <야인시대>에서 60대 조병옥 박사로 나왔다. <자이언트> 오병탁도 60살이다. 속상하기도 했지만 나이 굴레를 뛰어넘어 탄력성 있게 대처할 수 있는 배우로서 저력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젠 내 나이에 맞는 현실적인 역을 강렬하게 해보고 싶다.” -꼭 해보고 싶은 역은 어떤 것인지?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말런 브랜도처럼 40~50대가 살 떨리면서 볼 수 있는 격정적인 멜로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있다. 작품을 위해 알몸으로 나오더라도 관객들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고 싶다. 40~50대 아주머니들에게는 장동건보다 더 섹시하게 보이려고 운동도 하고 라틴 댄스도 배운다. 1993년 연극 <불의 가면>에서 작품을 위해 알몸 연기하며 처음으로 연극의 금기를 깼다. 배우가 금기를 깬다는 건 통쾌한 일이다. 영화에서 또 한 번 깨고 싶다.” 옥천/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티브이엔 제공
-주로 나이 많은 인물을 연기했다. “‘노안’이라 데뷔 때부터 나이 많은 역을 맡았다.(웃음) 대학생이던 20대 때 <전설의 고향>에서 50대 인물을 연기했고, 40대 초반에는 <야인시대>에서 60대 조병옥 박사로 나왔다. <자이언트> 오병탁도 60살이다. 속상하기도 했지만 나이 굴레를 뛰어넘어 탄력성 있게 대처할 수 있는 배우로서 저력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젠 내 나이에 맞는 현실적인 역을 강렬하게 해보고 싶다.” -꼭 해보고 싶은 역은 어떤 것인지?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말런 브랜도처럼 40~50대가 살 떨리면서 볼 수 있는 격정적인 멜로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있다. 작품을 위해 알몸으로 나오더라도 관객들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하고 싶다. 40~50대 아주머니들에게는 장동건보다 더 섹시하게 보이려고 운동도 하고 라틴 댄스도 배운다. 1993년 연극 <불의 가면>에서 작품을 위해 알몸 연기하며 처음으로 연극의 금기를 깼다. 배우가 금기를 깬다는 건 통쾌한 일이다. 영화에서 또 한 번 깨고 싶다.” 옥천/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티브이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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