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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평등하고 당당하게…토끼처럼 지혜롭게

등록 2011-01-31 18:40수정 2011-02-04 20:57

설 연휴 TV·영화 시간표(※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설 특집]
개콘 남하당 박영진- 여당당 김영희 ‘조금 특별한 설날토론’

설은 모처럼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오순도순 가족의 화목을 나누는 날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명절이 가족에게 부담스러운 날이 되어가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최근 한 대학병원이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점수화했더니 가까운 친구의 죽음보다 더 높게 나왔다고 한다. 남편은 남편대로 부인이 쏟아붓는 스트레스 직격탄에 또다른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 쌓이는 명절, 어떻게 바꿔볼 방법은 없을까?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두분 토론’ 주인공 개그맨 박영진과 개그우먼 김영희가 설을 맞아 <한겨레> 스튜디오에서 남지은 <한겨레> 기자의 사회로 명절 토론을 펼쳤다. 21세기에 19세기 여성관으로 막무가내 저항하는 박영진(31), 신인답잖은 강단으로 늘 선배 박영진에게 한방 먹이는 김영희(27). 과연 누가 이겼을까? ‘두분 토론’에서는 말끝마다 싸우던 ‘두분’은 한겨레 토론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서로에게 위로의 덕담을 날렸다.


평등하고 당당하게…토끼처럼 지혜롭게
평등하고 당당하게…토끼처럼 지혜롭게
남자는 하늘이다. 안녕하세요, 남하당 대표 박영진입니다.

여자가 당당해야 나라가 산다. 안녕하십니까. 여당당의 김영희입니다.

오늘 <한겨레>에서 명절의 추억을 토론하러 왔는데 말야, 명절에 추억할 게 뭐 있어. 친척들 만나고 집에서 제사 지내는 거지. 명절이 무슨 크리스마스야? 우리 때 추억할 수 있었던 것은 초등학교 때 쥐불놓이한 것 말고는 없었어. 신나게 돌리다가 트럭에 떨어져 불 한번 크게 내고 그런 거지. 명절 하면 새벽까지 놀고 폭죽놀이 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랬다가는 잡혀가. 이젠 그런 시끌벅적한 게 사라졌어.

남자들 밖에서 쥐불놓이하며 즐거운 추억 만들 때 우리 여자들 어떻습니까. 세뱃돈 받으면서도 차별당했습니다. 남동생이 거액의 세뱃돈 챙길 때 전 기껏해야 5천원, 만원 받았어요. 너 한번 당해봐라며 동생 돈 몇 번 슬쩍했더니 어떻습니까. 없어진 만큼 또 줍니다. 커서는 또 어떻습니까. 음식은 여자들이 다 만들었는데 우리는 절도 못합니다. 음식은 우리가 다 했는데 잠은 왜 지들이 잡니까. 막말로 남는 시간에 가족여행이라도 갔다 오면 어디 덧납니까.

여자들이 명절날 놀러 갈 생각 하는 것 자체가 문젭니다. 집 나가면 고생인 걸 그렇게 모르나. 집에 가면 아들 왔다고 부모님이 다 알아서 해주는데 내 집에 있는 게 편하지. 부모는 안 보고 싶나. 명절에 뭐~어? 해외여행? 해외여~해~~~앵? 명절날 친구 만날 것 다 만나고, 여행갈 것 다 가면 소는 누가 키울 거야? 소한테 친구를 만나라고 하란 말이야. 소가 만나는 친구가 ‘트친소’야.

트친소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리트위트는 할 줄 압니까.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이런 남자들 어떻습니까. 연휴 내내 자다가도 친구 전화 오면 바로 튀어나갑니다. 친정 갈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술이 떡이 돼서 돌아와서는 다음날 시체처럼 또 잡니다. 이런 남편 만날까 봐 우리 엄마가 시집도 못 가게 합니다. 밥도 해주고 아기도 봐줄 테니 들어와서 살 사람 만나랍니다. 이제부터 명절에 이렇게 잠만 자는 남자들은 장인 장모 모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등하고 당당하게…토끼처럼 지혜롭게
평등하고 당당하게…토끼처럼 지혜롭게
남자의 장인장모 사랑을 매도하지 마~. 나도 한때는 <순풍산부인과> 박영규처럼 장인장모랑 북적북적 사는 게 꿈이었어 왜 이래. 형제끼리 살아서 낯가리고 무뚝뚝한 성격을 어쩌란 말이야. 말로 하는 사랑만 사랑이 아니야. 실수해서 괜한 구설수 오를까 술도 집에서 혼자 마시는 남자라고.

어이, 어이. 완벽주의 타령 좋아하네. 그렇게 철두철미하신 분이 본인 건강은 왜 안 챙기는지 모르겠네. 연습할 때마다 만날 머리 아프다고 하면서 병원에는 죽어라 안 가고. 혹시 내 모성애 자극하는 겁니까.

박 남자의 참을 인자 세 개를 매도하지 마~. 이런 김영희씨, 자기는 어떻습니까. 수요일 밤 10시 <개콘> 녹화 끝나면 잠도 안 자고 다음날 코너 완벽하게 짜옵니다. 열정은 알겠지만 과욕 부리다 쓰러집니다.

뭐라고요? 날 안고 쓰러지겠다고요? 난 그렇게 들었는데에에~.

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의상협찬 박술녀 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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