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
장항준 감독 인터뷰
“민감한 소재 가볍게 담으려해”
11회부턴 대본 공동집필 전념 톡톡 튀는 입담으로 예능 프로그램 게스트로도 종종 출연하는 장항준 감독(사진)은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데뷔한 뒤 영화만이 아니라 드라마와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연출과 각색으로 참여하며 다방면에서 활동해왔다. 지난해 케이블 티브이엔 <위기일발 풍년빌라> 극본을 썼고, 이번에 <싸인>으로 처음 드라마를 연출했다. <싸인>은 장 감독이 <그 해 여름> 등의 각본을 쓴 부인 김은희 작가와 1년 동안 사전 조사 및 대본 작업을 해왔을만큼 오랫동안 준비했다. 11회부터는 연출을 접고 김은희 작가와 대본작업한다. -왜 법의관이란 소재를 골랐나? “사람 살리는 의사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부검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리고 싶었다. 법의관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부검하느냐에 따라 유죄가 되고 무죄가 되지 않나. 그런데 정작 법의관들은 반대하더라.(웃음) 현실이 워낙 열악하니 무슨 이야기가 나오겠느냐는 것이었다. 부검 담당 법의관 30명이 1년에 3000~4000구를 부검한다. 드라마처럼 한 사건을 진지하게 물고 늘어질 여유가 없다. 이 드라마를 통해 환경이 달라지면 좋겠다.” -미국 수사드라마들이 판치는 와중에 한국형 수사드라마로 승부할 자신이 있었나? “<시에스아이>는 지상파에서는 시청률이 한자리였다. 마니아층과 젊은층이 주로 인터넷으로 열광했다. 단발성으로 사건이 끝나는 드라마는 한국에서 크게 인기를 못 끈다. 그런 점에서 처음부터 <시에스아이>는 염두에 두지 않고 한국형으로 만들려고 했다. 어차피 <시에스아이>처럼 과학 수사 자체를 꼼꼼하게 만들기는 한국에서 불가능했다. 한국 드라마의 흡인력은 인물이 중심이다. <싸인>이 사건 위주로만 흐르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인물의 관계와 사연을 많이 집어넣었다. 또 국과수를 배경으로 우리 사회를 파헤치고 싶었다.” -실제 법의관들의 반응은 어떤가? “젊은 법의관들은 극중 윤지훈처럼 현장 조사도 나가고 싶어한다. 더 정확한 부검을 위해 현장에 나가 퍼즐을 맞춰야 하는데 인력이 없어서 못 나간다는 것이 국과수에 취재 갔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였다. 국과수에서 조작이 일어나는 것도 실제로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 이야기를 삽입한 건 국과수를 우리 사회라고 본 것이다. 어느 사회에나 계급이 존재하고 서열이 생기지 않나. 부검 장면 촬영 때는 실제 법의관들이 나와 지켜보는 등 메스 위치까지 신경쓰며 자문해준다.”
-정작 부검 장면은 세밀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게 가장 걱정이었다. 의학드라마에 나오는 외과 수술은 부검에 견주면 반창고 붙이는 수준이다. 뇌 샘플은 두개골을 갈라 뇌를 꺼내 자른다. 그런 장면을 다 보여줄 수는 없었다.” -미군이나 대통령 후보 등 민감한 소재와 대사가 많다. “위험한 선택이다, 하하. 진지하게 만들면 심각해지니까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안에서 가볍게 담으려고 한다. 극중 이명한은 우리 사회의 권력계통에 있는 사람들의 대변인 같은 대사가 많다. 막연한 악역이라기보다는 그럴 만한 나름의 이유가 있고 명분이 있는 것으로 그리려고 한다.” 남지은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 내가 잠든 사이 스마트폰 데이터통화 귀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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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부턴 대본 공동집필 전념 톡톡 튀는 입담으로 예능 프로그램 게스트로도 종종 출연하는 장항준 감독(사진)은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데뷔한 뒤 영화만이 아니라 드라마와 각종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연출과 각색으로 참여하며 다방면에서 활동해왔다. 지난해 케이블 티브이엔 <위기일발 풍년빌라> 극본을 썼고, 이번에 <싸인>으로 처음 드라마를 연출했다. <싸인>은 장 감독이 <그 해 여름> 등의 각본을 쓴 부인 김은희 작가와 1년 동안 사전 조사 및 대본 작업을 해왔을만큼 오랫동안 준비했다. 11회부터는 연출을 접고 김은희 작가와 대본작업한다. -왜 법의관이란 소재를 골랐나? “사람 살리는 의사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부검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리고 싶었다. 법의관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부검하느냐에 따라 유죄가 되고 무죄가 되지 않나. 그런데 정작 법의관들은 반대하더라.(웃음) 현실이 워낙 열악하니 무슨 이야기가 나오겠느냐는 것이었다. 부검 담당 법의관 30명이 1년에 3000~4000구를 부검한다. 드라마처럼 한 사건을 진지하게 물고 늘어질 여유가 없다. 이 드라마를 통해 환경이 달라지면 좋겠다.” -미국 수사드라마들이 판치는 와중에 한국형 수사드라마로 승부할 자신이 있었나? “<시에스아이>는 지상파에서는 시청률이 한자리였다. 마니아층과 젊은층이 주로 인터넷으로 열광했다. 단발성으로 사건이 끝나는 드라마는 한국에서 크게 인기를 못 끈다. 그런 점에서 처음부터 <시에스아이>는 염두에 두지 않고 한국형으로 만들려고 했다. 어차피 <시에스아이>처럼 과학 수사 자체를 꼼꼼하게 만들기는 한국에서 불가능했다. 한국 드라마의 흡인력은 인물이 중심이다. <싸인>이 사건 위주로만 흐르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인물의 관계와 사연을 많이 집어넣었다. 또 국과수를 배경으로 우리 사회를 파헤치고 싶었다.” -실제 법의관들의 반응은 어떤가? “젊은 법의관들은 극중 윤지훈처럼 현장 조사도 나가고 싶어한다. 더 정확한 부검을 위해 현장에 나가 퍼즐을 맞춰야 하는데 인력이 없어서 못 나간다는 것이 국과수에 취재 갔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였다. 국과수에서 조작이 일어나는 것도 실제로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 이야기를 삽입한 건 국과수를 우리 사회라고 본 것이다. 어느 사회에나 계급이 존재하고 서열이 생기지 않나. 부검 장면 촬영 때는 실제 법의관들이 나와 지켜보는 등 메스 위치까지 신경쓰며 자문해준다.”
-정작 부검 장면은 세밀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게 가장 걱정이었다. 의학드라마에 나오는 외과 수술은 부검에 견주면 반창고 붙이는 수준이다. 뇌 샘플은 두개골을 갈라 뇌를 꺼내 자른다. 그런 장면을 다 보여줄 수는 없었다.” -미군이나 대통령 후보 등 민감한 소재와 대사가 많다. “위험한 선택이다, 하하. 진지하게 만들면 심각해지니까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안에서 가볍게 담으려고 한다. 극중 이명한은 우리 사회의 권력계통에 있는 사람들의 대변인 같은 대사가 많다. 막연한 악역이라기보다는 그럴 만한 나름의 이유가 있고 명분이 있는 것으로 그리려고 한다.” 남지은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 내가 잠든 사이 스마트폰 데이터통화 귀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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