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식
5회 연속 ‘좋은 프로’ 선정된 ‘SBS 스페셜’ 민인식 책임 피디
<에스비에스 스페셜>(일 밤 11시)이 5개월 연속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주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받았다. 한 프로그램이 여러 달에 걸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8월 일반인 6명이 보트를 타고 바다를 탐험한 ‘대한민국 해양대탐험’을 시작으로 9월 아리랑의 보편성과 음악적 진화 과정을 담은 ‘아리랑의 숨겨진 이야기 고개’, 10월 옥수수 사료의 위험성을 경고한 ‘옥수수의 습격’과 11월 ‘산후조리원의 비밀’, 12월 ‘최후의 툰드라’까지 수상 행진이 이어졌다.
선정된 작품들을 보면 현재 방송 다큐멘터리물이 추구하는 방향이 보인다. 우리 몸과 생활 주변의 구체적인 사례를 소재로 사회 담론을 끌어냈다는 게 공통점이다. ‘해양대탐험’은 탐험에 그치지 않고 미래가치로 각광받는 바다를 통해 우리 영토 문제를 연관시켰고, ‘최후의 툰드라’는 툰드라 대자연 속에서 사는 네네츠족들을 보며 행복이란 개념이 무엇인지를 새삼 느끼게 했다. 형식적으로는 ‘해양대탐험’처럼 다큐에 버라이어티를 접목한 변화도 도드라졌다.
지난 15일 시상식 전날 만난 <에스비에스 스페셜> 민인식 책임피디는 “무조건 규모만을 고집하지 않고 우리 삶 주변으로부터 문제의식을 끌어내 체감도를 높인 것이 인정받은 것 같다”며 “웅장한 화면만 보여주는 다큐가 아니라 이제는 어깨에 힘을 빼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다큐가 각광받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에스비에스 스페셜>의 성과에는 다큐물을 배려한 편성 전략도 적잖은 힘이 됐다. ‘해양대탐험’은 정규 방송 시간인 일요일이 아니라 월~금 저녁 6시25분에 방영됐다. 과거처럼 오후 2시나 4시 등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는 시간대에 형식적으로 내보낸 것이 아니라 주요 시간대에 방송하면서 관심도를 높였다. 또 방송사 이미지 강화에 치중하지 않고, 다큐도 작품성과 수익성을 모두 가져가야 한다는 제작진의 노력도 확고한 프로그램 경쟁력으로 인정받았다.
실제로 <에스비에스 스페셜>은 같은 시간대 광고 판매 1위다. 최근에는 방영된 다큐물 콘텐츠를 디브이디, 책, 영화 등으로 만들기 위한 재활용 가치도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민 피디를 비롯한 제작진은 “‘최후의 툰드라’의 경우 기획단계부터 영화, 책, 오에스티의 판매를 기획해서 추진했다. 다큐도 기획단계부터 수익적인 부분을 생각하고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사진 캡처를 받아 이미지를 팔고, 재미있는 부분만 따로 편집해 동영상 모바일 판매를 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수익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후의 툰드라’는 17일 31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에스비에스 스페셜>은 3월 가수 하리수가 일본 성전환자들을 인터뷰하는 휴먼다큐멘터리를, 4월에는 청와대의 동식물을 조명하는 자연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 5월에는 자연다큐와 탐험다큐를 결합한 ‘남극’, 8월에는 ‘태평양’ 시리즈를 내보낼 예정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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