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용
‘화성인 바이러스’ 출연 김원용씨
머리 자르고 변신 “연극배우 목표”
머리 자르고 변신 “연극배우 목표”
화성인 중의 화성인은 누구일까? 22일 100회를 맞은 케이블·위성채널 티브이엔 <화성인 바이러스>에는 지금껏 보통사람의 삶과 사뭇 다른 취미, 취향, 모습을 고집하는 화성인 175명이 출연했다. 여자 얼굴이 그려진 쿠션을 애인이라고 생각하는 ‘십덕후’, 진한 화장을 하고 다니는 ‘갸루족’ 등이다.
시청자들이 다시 보고 싶다고 꼽은 화성인 중 한 명인 ‘머리집착남’ 김원용(25·사진)씨를 21일 전화인터뷰 했다. 김씨는 가수 김현중 머리 모양을 원해 머리카락이 헝클어질까 봐 잠도 앉아서 자고 매일같이 미장원에서 머리 감고 드라이했다. 비용만 한 달에 60~70만 원. 신발엔 늘 13㎝ 깔창을 넣고 다녔다. 방송출연 뒤 그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화성인 바이러스> 출연 뒤 달라진 점은?
“머리카락을 잘랐다. 제작진과 진행자가 적극 권유했다. <화성인 바이러스>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직접 신청해서 출연했다. 머리 모양에 신경 쓰느라 아무것도 못했는데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혼자서는 집착을 버릴 수가 없었다. 단순히 머리카락을 자른 것인데 생활 자체가 변했다. 자르기 전에는 길가다가 바람만 조금 불어도 머리 모양이 흐트러질까 건물 안으로 피했다. 수업 시간에도 머리카락만 만지는 등 온 신경이 머리에 가 있었다. 지금은 무슨 일을 해도 집중한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사람들이 날 이해해주는 게 좋다. 예전에는 이상하게 보던 사람들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지하철에서 알아보고 먼저 말도 건다. 한번은 17명이 나를 둘러싸고 대화를 나눴다. 악성 댓글 달릴까 겁도 났는데 욕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재미있는 건 나에게 깔창 어디서 샀느냐, 깔창 넣으면 바지는 어떤 걸 입어야 하느냐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누구나 비슷하다고 느꼈다(웃음).”
-이젠 깔창도 안 넣나?
“솔직히 깔창은 더 높아졌다(웃음). 머리카락 자른 뒤 부츠도 다 버렸는데 ‘하나만 넣자’ 하다가 지금은 16㎝~18㎝까지 넣는다. 진행자 김구라씨가 나이 들면 관절 안 좋아진다고 충고했다. 머리보다 깔창 안 넣는 게 더 시급하다.”
-요즘엔 누구 머리 모양 따라하나? “방송 출연 뒤에는 누구를 따라하겠다는 생각은 없어졌다. 그러나 꼭 말하라면(웃음) 영화 <트와일 라잇>의 로버트 패틴슨이나 <만추>의 현빈 같은 올백머리로 하려고 한다. 머리는 여전히 한 시간 동안 만지는데 미장원엔 안 간다.” -앞으로 계획은? “이제 대학교 4학년이다. 연극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화성인 바이러스> 출연이 내 꿈의 입구를 열어줬다. 계속 머리 모양에 집착하고 살았다면 꿈 자체가 김현중 머리 모양을 완벽하게 따라하는 것으로 바뀌었을지 모른다. 내가 사는 목표가 확실해졌다.” -모든 화성인에게 한마디. “누구나 숨기고 싶은 것은 있다. 화성인들은 그것을 감추지 않고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뿐이라고 생각한. 자신에게 떳떳하다면 애써 바꿀 필요는 없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요즘엔 누구 머리 모양 따라하나? “방송 출연 뒤에는 누구를 따라하겠다는 생각은 없어졌다. 그러나 꼭 말하라면(웃음) 영화 <트와일 라잇>의 로버트 패틴슨이나 <만추>의 현빈 같은 올백머리로 하려고 한다. 머리는 여전히 한 시간 동안 만지는데 미장원엔 안 간다.” -앞으로 계획은? “이제 대학교 4학년이다. 연극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화성인 바이러스> 출연이 내 꿈의 입구를 열어줬다. 계속 머리 모양에 집착하고 살았다면 꿈 자체가 김현중 머리 모양을 완벽하게 따라하는 것으로 바뀌었을지 모른다. 내가 사는 목표가 확실해졌다.” -모든 화성인에게 한마디. “누구나 숨기고 싶은 것은 있다. 화성인들은 그것을 감추지 않고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뿐이라고 생각한. 자신에게 떳떳하다면 애써 바꿀 필요는 없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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