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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드라마 ‘프레지던트’엔 ‘정치의 맨얼굴’ 있었다

등록 2011-02-25 18:15

 <프레지던트>
<프레지던트>
시청률 낮지만 성과 남기고 종영
청와대 생활 다룬 ‘시즌 2’ 제작
“대한민국 대통령 장일준이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 한국방송 2텔레비전 수목드라마 <프레지던트>가 장일준(최수종)이 위기와 역경을 극복하고 대권의 꿈을 이루는 것으로 24일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7%(티엔엠에스미디어 집계)대로 저조했지만 작품성만 따진다면 한국 정치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프레지던트>는 방영 초반 한국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 주목해 화제였지만 푸는 방식이 건조하고 덤덤해 눈길끌기에 실패했다. 달달한 로맨스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와 스릴러를 가미한 법의학 드라마 <싸인> 사이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과장하지 않고 건조한 느낌은 시간이 흐를수록 장점이 됐다. <대물> 등 정치드라마를 표방한 작품들이 정치인은 이래야 한다는 식의 이상향을 보여줬다면 <프레지던트>는 오늘의 정치는 이렇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그 과정에서 ‘지역 정치’, ‘청와대 선거 개입’, ‘비자금 사건’, ‘대기업 결탁’, ‘철새 의원’ 등 드라마속 음모와 배신은 한국 정치사에서 많이 본 듯한 기시감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대통령 선거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면 후보들이 어떤 식으로 대처하는지 등을 보는 것도 재미였다. 장일준 후보의 지지율이 비자금 사건으로 하락하자 장인인 대기업 회장이 경쟁자를 비자금 사건에 휘말리게 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공격하는 정치인의 작태를 적나라하게 그렸다. 주인공 장일준도 현실 정치에서 볼 수 없는 100% 도덕적인 인물이 아닌 합리적이지만 또 야심 찬 인물로 그린 점도 설득력을 높였다.

<대물>의 주인공 서혜림(고현정)이 시청자가 바라는 이상적인 정치인 상을 그렸다는 점에서 판타지에 가까운 인물인 반면 장일준은 현실에서 있을 법한 정치인이었다. 장일준은 오히려 자신의 친형을 사형으로 몬 원로 정치인과 손잡고, 대통령이 되려고 장인의 석방도 포기하는 등 필요하면 계략과 음모도 꾸민다. 그러면서도 대안을 생각하고 화해하고 장인의 돈은 받으려 하지 않는 등 나름의 원칙에 충실한 모습도 보였다.

현실 정치를 꼬집는 뼈있는 대사도 인상적이었다. “여당 후보니 검찰도 움직이지 않을걸세.” “대통령만 되면 아무도 당신을 건드리지 못해.” 여기에는 10년 동안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한 공동집필자 정현민 작가의 남다른 필력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들의 열연도 빛났다. 최수종은 초반 얼굴 표정이나 말투에서 대통령의 단호함을 드러내려고 신경 쓰다 보니 과장된 측면이 있었으나 갈수록 안정됐다. 아내로 나온 실제 부인인 하희라는 남편보다 더 정치에 집착하는 독기 가득한 연기로 합격점을 받았다. 늘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던 영부인 양희경의 연기도 훌륭했다.

그러나 대권 과정이 중심이다 보니 비자금 사건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뒤 다시 만회하는 과정 등이 반복되는 등 전개가 느슨했다. 앞날에 걸림돌이 될 사람들을 가스사고를 가장해 살해하거나 대통령 후보 암살을 시도하는 장면 등은 한국 정치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졌다. 제작사 필림이지 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내어 “<프레지던트>는 시즌별로 기획된 드라마였다. 시즌 2에서는 장일준이 청와대에서 벌이는 정치 스토리를 그릴 것이다. 현재 시놉시스가 거의 완성된 단계다”라며 시즌 2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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