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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취재진 ‘코스프레’ 20대 여성 “최대한 당당히, 들키면 발뺌”

등록 2011-02-28 19:46

“구체적 방법은 절대 비밀
업무 방해? 애정 아닌가?”
좋아하는 스타를 보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들어가봤다는 팬들, 도대체 어떻게 그리고 왜 이런 불법적인 일을 버젓이 벌일까? 어렵게 수배해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한 한 20대 기자사칭 여성팬은 “지금까지 한 10번 정도 사칭했다”며 기자회견장 출입을 위해 신문사와 방송사의 지인으로부터 기자증을 건네받거나 기자증 제작업체에서 몰래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기자 사칭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언제부터 기자를 사칭해서 들아갔나?

“어떤 대형 공연이었는데, 친구가 하는 걸 보고 취재진으로 들어가면 가까이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자는 지금까지 한 10번 정도 사칭했다. 명함을 직접 만들었고, 신문사나 방송국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프레스증(기자증)을 받았다. 아는 프레스카드 제작업체에 가서 몰래 받기도 했다.”

-다른 방법도 쓰나?

“코디인 척 들어가는 것도 요긴하다. 스태프가 어수선하고 체계적이지 않은 연예인을 노린다. 기획사나 행사 주최 쪽에 아는 사람을 소개해 아르바이트일을 하게 한 적도 있었다. 방송국이나 자주 가는 공연장은 일명 ‘개구멍’을 알아두고 몰래 숨어 들어간다.”

-팬인 게 들통난 적은 없나?

“한 번도 없었다. 최대한 당당하게 행동하는 게 비법이다. 위축돼서 눈치보거나 우물쭈물하면 의심받는다. 매니저나 경호원들에게 안 보이게 다녀야 한다. 너무 자주 해도 안 된다. 매니저나 경호업체 직원들에게 낯이 익으면 바로 끌려나간다. 발각되더라도 발뺌해야 한다. 우리 쪽에서 강하게 나가면 아무 말 못한다. 행사장에 가면 보기만 해도 ‘아, 저 사람은 팬’이라는 걸 알 수 있다. 2~3명씩 한팀이 되어 움직여야 의심받아도 옆에서 동조해준다.”

-행사 정보는 어디서 얻나?


“매니저나 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듣는다. 스타의 부모님과 친분을 쌓아놓고 듣기도 한다. 일본은 이런 것 자체가 없으니 일본 팬들은 놀란다. 스타의 부모님과 안다고 해도 신기해한다. 팬들 중에 정보를 유독 잘 알아내는 친구가 있다. ”

-통제가 엄격해졌다. 팬카페 등에서 더 치밀한 방법을 강구중인가?

“당연하다. 사실 아무리 엄격하고 강하게 나온다고 해도 팬들은 못 막는다.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빠순이가 못 하는 건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팬카페에서는 이런 이야기는 절대 금지다. 다들 겉으로는 싫어하는 척하기 때문이다. 같이 다니는 몇몇 사람들끼리만 의견 교환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절대 비밀이다.”

-이렇게까지 들어가서 보고 싶은 이유는 뭔가?

“솔직히 이야기하면 이것도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것은 안다. 한심하고 철없이 보여도 그냥 (좋아하는 스타를) 순수하게 좀더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제작발표회는 팬들이 못 가는 곳이니까 다른 팬들은 보지 못한 모습을 나는 봤다는 일종의 우월감도 생겨서, 한번 시작하면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도 기자들 취재 방해 안 하려고 최대한 조심한다. 가끔은 연예인을 향한 애정의 표현인데 우리가 뭐 어쨌다고 그러나 억울할 때도 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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