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우리는…’ 5부작
4개월차 부부의 일과 사랑
4개월차 부부의 일과 사랑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 길라임(하지원)과 임종수(이필립)가 결혼하면 어떻게 살까? 한국방송 1텔레비전 <인간극장>이 액션 부부의 삶을 다룬 5부작 ‘우리는 액션 부부다’를 14일부터 아침 7시50분에 방영한다.
<시크릿 가든>의 인기로 액션배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액션배우끼리 만나면 여자는 길라임처럼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는 얌전해지고, 남자는 임종수처럼 묵묵히 여자를 지키는 수호천사가 되어 줄까. 드라마는 역시 드라마일 뿐이다. 제작진이 이른 아침 한 공원에서 만난 부부는 날렵한 발차기와 현란한 공중회전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고 한다.
와이어 액션 전문인 6년차 박지선(32)과 날렵하고 성실한 10년차 모상범(33)은 결혼한 지 이제 4개월 된 신혼이다. 지선씨는 <선덕여왕> <바람의 화원> <도망자>, 상범씨는 <대조영> <주몽> <아이리스> <아테나> 등에 참여했다. 3년 전 한 드라마 촬영장에서 첫 만남부터 와이어 공중 육탄전을 벌이며 말 그대로 싸우다가 정들었다. 길라임이 액션스쿨에서 임종수를 만나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던 것처럼 이들도 땀냄새나는 트레이닝복 입고 체육관에서 운동해도 마냥 행복하다고 한다.
직업이 같으니 부부이기 전에 동료이자 라이벌이다. 상범씨는 아직 지선씨가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선배 노릇을 한다. 길라임은 임종수가 엄격하게 가르치는 것을 고마워했는데, 지선씨는 업계에서 인정받고 경력도 화려한 자신에게 사사건건 잔소리하는 남편 때문에 자존심 상한다. 자신이 액션하는 장면을 촬영해 영화사에 보내려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등 길라임처럼 지선씨도 일 욕심이 많다.
촬영하다가 어깨를 다친 길라임처럼 지선씨도 숱하게 다친다. 상범씨는 쉬면 될 것을 다친 어깨를 부여잡고 들키지 않으려고 또다시 운동하는 아내가 안타깝다 못해 미련하고 바보 같아 속상하다. 임종수처럼 상범씨도 아내가 이 일을 그만두길 바란다. 최고의 액션배우가 되길 바라고 응원하는 마음 한편에는 더이상 위험한 일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솔직한 마음도 있다. 그만하라고 소리치고 애원해봐도 길라임처럼 지선씨도 이 일은 포기할 수 없다고 한다.
티격태격하는 원인은 서로 아끼는 마음이다. 집에 오면 신혼은 신혼이다. 달걀 프라이 하나도 꿀맛이고 행여 놓칠까 늘 붙어다니고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난다. 행복한 밤을 보낸 뒤 돌려차기로 몸을 푸는 그들은 액션 부부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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