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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묵은 김치 같은 뉴스 전할게요”

등록 2011-03-29 19:04

김성준 SBS 앵커
김성준 SBS 앵커
SBS ‘8시뉴스’ 새 앵커 김성준
“신중함이 기본…감동에 방점”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아요. 흥분하거나 들뜨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까요.” 21일부터 에스비에스 평일 간판 뉴스인 <8시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김성준(사진) 앵커는 쏟아지는 관심이 멋쩍다고 했다. “뉴스 앵커는 기자가 할 수 있는 보직 중 하나일 뿐”인데 방송사 안팎에서 대단한 사람처럼 비쳐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 메인 뉴스 앵커는 누구나 해보고 싶어하는 자리다. 67명이 지원한 이번 오디션에서 김 앵커는 친숙한 이미지와 정확한 발음, 편안한 자세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치부 기자로 오래 일했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그는 앞서 두 차례 4년 동안 아침 뉴스 <출발 모닝와이드>를 진행했고, 이런 경험들이 발탁에 중요하게 작용했다.

아침 뉴스 때는 머리 모양도 자주 바꾸고 화려한 넥타이를 매는 등 밝고 자유롭게 진행했는데, 저녁 뉴스는 정확하면서도 편안하게 이끌겠다고 한다. 그런 겉모습보다는 급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뉴스의 역할과 변화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이젠 뉴스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가장 지루한 형식이 되어버렸어요. 중요한 뉴스는 저녁 뉴스 전에 다 알게 되죠. 이런 시대에 저녁 뉴스를 진행하니 어떤 뉴스를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이 많아요. 특종이나 감동적인 아이템을 내놓거나, 다 아는 뉴스를 심층 분석하고 배경 설명하는 뉴스가 필요해요.”

그렇다고 시청률을 의식한 자극적인 뉴스는 경계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방송 뉴스는 정보와 감동 중에서 감동 쪽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흔히 동물과 어린아이, 여자가 나오면 시청률이 올라간다고 하는데 사실 그런 시도를 안 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웃음), 오래가진 못하죠.”

문화방송 <뉴스데스크>는 지난 11일 일본 대지진 소식을 전하며 한류를 우려하고, 2월에는 게임의 폭력성을 실험한다면서 피시방 전원을 내리는 억지 설정 등으로 논란이 됐다.

그가 생각하는 에스비에스 뉴스의 강점은 ‘신중함’이다. “저희는 시청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객관화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사안을 일단 빨리 터트려 화제를 만들기보다는 묵은 김치처럼 이해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걸러서 만들려고 하죠. 어떤 앵커가 나오고 뉴스 요소가 어떻게 바뀌어도 신중함은 기본입니다.”

최근에는 앵커의 진행 방식도 많이 바뀌고 있다. 문화방송 최일구 앵커처럼 자신의 의견을 실어 딱딱하지 않은 말을 더하는 앵커도 낯설지 않다. 하지만 동시에 뉴스의 지나친 연성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앵커마다 개성과 진행 방식은 다 다릅니다. 재치 넘치는 앵커 멘트만 개성 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가 생각하는 앵커의 역할은 뜻밖에도 ‘약장사’다. “약장사는 길 가는 바쁜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듣게 해야 하고 자기가 파는 약의 효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약의 효과를 과장하면 그날은 약을 팔아도 결국 다음날은 쫓겨나죠. 이런 세가지를 잘하는 게 앵커 역할 아닐까요.”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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