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에스 러브FM이 4일부터 7080세대를 주 청취층으로 하는 본격 성인대상 채널로 차별화하면서 1980~90년대 인기 가수ㆍ개그맨 등을 진행자로 투입했다. 왼쪽부터 박해미, 김소원, 정선희, 이성미, 구창모, 장두석, 변진섭. 에스비에스 제공
러브FM 중장년 채널 차별화
이성미·장두석 등 진행 합류
이성미·장두석 등 진행 합류
“사랑함에 세심했던 나의 마음이 이렇게도 그대에겐 구속이었소~.”
지난 30일 서울 홍대의 한 록카페에서 1980년대 인기 가수 구창모의 노래 ‘희나리’가 울려 퍼졌다. 구창모가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일제히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환호했다. 함께 자리한 후배가수 변진섭과 개그우먼 이성미도 추억에 잠긴 듯 눈을 감았다.
가수 구창모가 새 음반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그가 모처럼 마이크를 잡은 것은 에스비에스 라디오 개편 기자간담회 현장이었다. 최근 다시 불고 있는 60~70년대 음악다방 ‘세시봉’ 시절의 향수가 이제 라디오로도 넘어갔다. 에스비에스 러브에프엠(103.5㎒)도 7080세대를 주 청취층으로 하는 본격 성인 대상 채널로 차별화했다. 지금 성인층의 우상이었던 구창모, 변진섭 등 80~90년대 인기 가수들을 진행자로 선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그룹 송골매의 보컬 구창모가 평일 오후 6시5분에 진행하는 <브라보 라디오 구창모입니다>. 팝, 가요 등 80~90년대 인기 있었던 노래들을 다양하게 들려준다. 방송계에 남은 송골매의 배철수와 달리 91년 가요계를 떠났던 구창모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아 섭외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구창모는 “신인 가수가 된 듯 설렌다”며 “제의를 받고 가장 먼저 배철수에게 상의했는데 해보라고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희망사항’, ‘너에게로 또다시’ 등 90년대 최고의 발라드 가수였던 변진섭도 평일 오후 2시20분부터 <희망사항 변진섭입니다>에서 90년대 인기 가요들을 들려준다. 이날 통기타를 치며 ‘너에게로 또다시’를 부른 변진섭은 “오랜만에 이런 분위기에서 노래하니 옛 생각이 난다”며 웃었다.
<김일중, 김지선의 세상을 만나자>는 평일 오전 9시5분부터 3시간 동안 확대편성했고, <이성미의 이야기쇼>는 평일 낮 12시20분에 방영한다. 부채도사 장두석은 토·일 오전 9시5분부터 <유쾌한 주말 장두석입니다>를,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사랑받았던 뮤지컬 배우 박해미는 토·일 낮 12시10분부터 <행복한 주말 박해미입니다>를 진행한다. 7080세대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정치부문도 특화해 신설했다. <서두원의 시사초점>을 평일 아침 6시5분에, <에스비에스 8시 뉴스>를 진행한 김소원 앵커가 평일 아침 7시10분에 <김소원의 에스비에스 전망대>를 맡는다.
에스비에스 파워에프엠(107.7㎒)은 심야시간은 잔잔한 목소리로 진행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정선희가 매일 밤 12시 <정선희의 오늘 같은 밤>으로 활기찬 밤을 만들겠다고 한다. 또 <에스지워너비 이석훈의 텐텐클럽>을 매일 밤 10시에 내보낸다. 그동안 <텐텐클럽>은 진행자마다 달콤한 마무리 인사가 화제였다. 이석훈은 어떤 말로 속삭일까. 이석훈이 작가들이 정해준 멘트라며 “우리 내일은 더 가까워져요”라고 말하자 이날 모인 여기자들이 자지러졌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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