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삼킨 티브이 2
방귀를 모아 에너지를 만든다고?
책을 삼킨 티브이 2(방송대학티브이 밤 11시) 1회 ‘가난뱅이의 역습’ 편.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사회적 기업 에듀머니 제윤경 이사, 인디 뮤지션 사이 등 진행자 5명이 매회 사회과학, 인문학 등 비문학 도서 중 한 권을 소개한다. 경험담 등 유쾌한 일상 이야기를 버무려 책 소개 프로그램의 지루함을 깬다. 2009년 나온 마쓰모토 하지메의 소설 <가난뱅이의 역습>은 노숙의 기술, 방세 깎기 작전, 가난한 이들의 미디어 활용법 등 돈 안 들이고 살 수 있는 방식을 일러준다. ‘가난뱅이’ 등골을 빼먹는 사회에 대항하는 반란의 노하우를 전한다. 진행자들은 책에서 언급한 ‘방귀를 모아 에너지를 만드는 법’ 같은 실없는 농담에서 출발해 어느새 가난한 사람도 행복하게 사는 공동체 형성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한다.
‘넘어지고 다쳐도’ 킬힐은 포기 못해
금요기획(한국방송2 밤 11시5분) ‘하이힐, 여자를 부탁해’ 편. 10년 전 하이힐 굽은 보통 3~5㎝였다. 아무리 높아도 7㎝를 넘지 않았는데 이젠 10㎝가 기본이다. ‘10㎝ 이상 높이가 아찔한 굽을 가진 구두’라는 뜻의 ‘킬힐’마저 일반화됐다. 여성들은 굽 높은 하이힐을 신으면 다리가 예뻐 보이는 등 자신감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나 킬힐을 신고 패션쇼 무대에서 넘어지는 모델,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이다 무대에서 추락하는 걸그룹도 있다. 굴욕을 당해도 건강이 나빠져도 하이힐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뭘까? 루이 14세가 신은 ‘루이힐’에서 2011년 여성들을 사로잡은 ‘킬힐’까지 하이힐의 변천사도 들여다본다.
다국적 걸그룹 ‘한류의 진화’
아시안 팝(티브이엔 밤 9시) ‘아시아류에 주목하라’ 편. 다국적 걸그룹을 조명해 아시아 시장이 하나로 이어지는 현상 등을 엿본다. ‘블러쉬’는 한국, 일본, 중국, 인도, 필리핀 5개국 출신 소녀 5명으로, ‘라니아’는 한국, 중국 등 3개국 소녀 8명으로 구성한 다국적 걸그룹이다. 블러쉬 멤버를 뽑는 오디션은 지금은 해체한 영국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를 만든 기획자 엘리엇 케네디가 참가했다. 라니아는 이미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활동해 인기가 많다. 서강대 동아연구소 이한우 책임연구원 등 전문가들은 미래 대중문화는 순수한 한국 문화를 간직한 한류가 아니라 비빔밥처럼 섞인 ‘아시아류’여야 한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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