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 김민아, 송지선, 배지현
최희·김민아·송지선·배지현
지식·미모 겸비해 시청률 몰이
지식·미모 겸비해 시청률 몰이
최희 아나운서와 송지선·김민아 아나운서, 그리고 배지현 아나운서 등 네 사람은 모두 ‘야구 아는 여자’다. 이들 네 명의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는 지상파 3사의 계열 스포츠 케이블 채널에서 각각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다. 빼어난 미모를 지녔다는 점도 네 사람의 공통점이다.
여성 아나운서에게 야구 전문 프로그램을 ‘통째로’ 맡긴다는 발상은 2009년 <케이비에스 엔(KBS N) 스포츠>로부터 나왔다. 같은 해 8월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아이 러브 베이스볼>을 새롭게 시작한 케이비에스엔스포츠는 김석류 아나운서를 진행자로 점찍었다.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아이 러브 베이스볼>은 케이블티브이 프로그램으로서는 꽤 높은 1.0%의 시청률을 넘나들었다. 김 아나운서는 지난해 8월 결혼 소식 발표와 함께 <아이 러브 베이스볼> 진행자 자리를 최희 아나운서에 물려줬다.
<아이 러브 베이스볼>과 김석류 아나운서의 성공을 지켜본 <엠비시 스포츠플러스>는 지난해 비슷한 형식의 <베이스볼 투나잇 야>를 선보이며 송지선·김민아 두 여성 아나운서에게 하루씩 번갈아 진행을 맡겼다. <에스비에스 이에스피엔>도 이번 시즌 <베이스볼 에스>의 시작과 함께 슈퍼모델 출신 배지현 아나운서를 기용했다. 바야흐로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의 ‘삼국지’, 야구 전문 여성 아나운서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이다.
스포츠 케이블티브이가 가장 남성적인 스포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야구 프로그램에 여성 아나운서를 내세우는 이유는 분명하다. 각 방송사가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시청률 싸움도 그만큼 심해졌기 때문이다. 시청률 전쟁의 최전방에 바로 ‘미모+여성’ 아나운서가 있다.
이런 현상의 그늘도 있다. 이들의 ‘야구 아는’ 수준이 천차만별인 것이다. 여성만의 문제는 아니겠으나, 오랜 현장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해설위원 못지않은 실력을 자랑하는 아나운서가 있는 반면 기본적인 야구용어를 혼동하는 아나운서도 있다. 한 스포츠 케이블티브이의 관계자는 “(남성) 시청자들이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에게 더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해설위원 등에게서 도움을 받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각 방송사가 ‘야구 아는 여자’에게 야구에 관한 전문성 못지않게(혹은 그 이상으로) ‘미녀일 것’을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것처럼, 이들에 대한 남성 야구팬의 시선도 까다롭고 이중적이다. 인터넷에서 ‘야구 마니아’로 통하는 김학선(대중음악평론가)씨는 “야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여성 아나운서가 많아지면서 이들 가운데 일부는 방송에서 초보적이거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며 “야구 커뮤니티 등을 보면 평소에는 주로 여성 진행자의 ‘치마 길이’에 관한 토론이 이뤄지지만, 상황에 따라 그들에게만 엄격한 전문성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사진 엠비시 스포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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