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런닝맨’ 스토리텔링 게임으로 진화 기대

등록 2011-04-17 19:27

‘런닝맨’
‘런닝맨’
TV보는 남자
단도직입적으로 에스비에스의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재밌다. 기존의 예능이 멤버들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소소한 에피소드로 시리즈를 이끌었다면 <런닝맨>에는 분명하고 명확한 임무가, 또 쫓고 쫓기는 관계에서 적과 아군이 존재한다. 지석진, 김종국, 하하, 개리, 송중기, 이광수, 송지효 그리고 유재석은 거대한 공간을 몇 시간 동안 누비면서 몸을 숨기고 적을 찾으며 술래잡기를 한다.

빠른 속도감과 순발력,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임기응변 능력까지 더한 이 주말 예능 프로그램은 영화 <다이하드>나 게임 <메탈 기어 솔리드>의 멀티미디어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술래잡기 혹은 사냥놀이와도 닮았지만 고정 출연자들이 구축한 캐릭터가 이 게임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런닝맨>은 차라리 아케이드 게임과 닮았다. <무한도전>이나 <해피선데이-1박2일>,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 롤플레잉 게임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런 차별화는 <런닝맨>의 최대 무기이자 강점이다. 그러니까 <런닝맨>은 현재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를 뒤쫓으면서도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만드는 실험이다.

특히 최근 초대 손님 없이 유재석이 다른 멤버들을 속이며 승리를 차지한 에피소드는 <런닝맨>이 스토리텔링을 부여한 게임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무한도전>의 돈 가방 에피소드처럼 <런닝맨> 역시 초대 손님 출연에 의존하지 않고 고정 출연자만으로도 한 시간의 분량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런닝맨>의 지속성에 어쨌든 기여할 것이고 그때마다 생각지 못한 규칙과 방식이 등장할 것이다. 적어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답습과 관습에 빠진 다른 프로그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런닝맨>은 하게 될 것이다. 아케이드 게임과 롤플레잉의 공존과 결합이 바로 <런닝맨>의 장점이란 점에서, 이 예능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꿔 말해 <런닝맨>은 형식과 내용에 대한 관찰 혹은 관심 대신 김종국이 유재석의 바지를 벗긴 사건(?)으로 대중의 환기를 일으킬 프로그램은 아니란 이야기다. 혹은 곧 다시 방송될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굳이 30대 이상의 시청자를 고려해 편집방식이나 포맷을 바꿀 필요도 없다는 이야기다. <런닝맨>은 프로그램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뿐 아니라 관리자들의 믿을 만한 지원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 프로그램의 ‘미래’를 궁금해하는 게 나뿐만은 아닐 테니까. 아쉬워서 하는 소리다. 차우진/대중문화평론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