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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외모는 ‘덜떨어지게’ 연기는 ‘똑떨어지게’

등록 2011-04-18 19:27수정 2011-04-19 10:15

‘웃어라 동해야’
‘웃어라 동해야’
바보 연기에도 규칙은 있다

1970년대에 방영한 <여로>(KBS1)의 영구(장욱제)부터 1980년대 <행복한 여자>(MBC)의 호섭이(문용민), 2006년 <안녕하세요 하느님>(KBS2)의 하루(유건), 2011년 <내 마음이 들리니>의 봉영규(정보석)까지, 드라마 속 ‘착한 바보’들은 일종의 규칙 같은 것이 있다. 예컨대 호섭이를 연기하는 문용민은 통통하고, 유건은 예쁘고, 영규를 연기하는 정보석은 날렵한 이미지인데 바가지 머리에 알록달록한 의상 등은 똑같다. 왜일까?

바가지 머리 <행복한 여자>에 나온 호섭이가 유행시켰다. 큰 그릇을 뒤집어쓰고 일자로 잘라 바가지 머리라고 불렀다. 그런데 호섭이뿐 아니라 드라마 속 바보 역할은 대개 바가지 머리로 나왔다. <내 마음이 들리니> 봉영규도 바가지 머리다.

정보석씨는 “(바가지 머리는) 씻고 감고 그냥 놔두면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외모에 욕심이 없는 바보 역할은 머리를 감고 그냥 내버려두면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머리가 적당하다는 것이다. 머리가 길면 눈을 찌르고, 다른 머리 모양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욕심이 생긴 것이니까 캐릭터에 안 맞다. “눈 찌르기 전까지 길렀다가 눈 찌를 만하면 자르는 바가지 머리가 딱 맞습니다.”(정보석) 초록색과 주황색 등 주로 원색이나 화사한 색상의 옷을 입는 이유는 드라마에서 극중 순수하고 해맑은 착한 바보를 표현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연기가 돼야 바보 한다 장동건은 1997년 데뷔 당시 한 인터뷰에서 “바보 역할을 꼭 하고 싶다”고 했고, 윤은혜와 장서희, 고수도 인터뷰에서 바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다. 바보 역은 대부분 배우가 꼭 한번 도전하고 싶다고 손꼽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피디들은 바보 역에 어떤 배우를 선호할까? 우선 연기를 잘해야 한다. 악역처럼 감정이 극에 달하는 역은 그 자체로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지만, 바보 역은 웃는 표정 등 소소한 감정 표현에 능해야 한다. 또 편안한 이미지의 배우를 선호한다. 배우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그대로 느껴지면서 변신이 가능한 배우를 꼽는다. 정보석, 신구, 이순재 등이 대표적이다. 문화방송의 한 드라마 피디는 “이미지 변신을 하겠다며 바보 역할을 욕심내는 이들이 있는데 연기력이 부족한 새침한 이미지의 배우가 바보 역할을 맡으면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착한 바보’가 가장 많이 하는 말 바로 ‘미안합니다’와 ‘고맙습니다’이다. 바보가 아닌 드라마 속 인물들이 잘 내뱉지 않는 대사들이다. 착한 바보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분하는 가장 큰 요소이기도 하다.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하기 어려운 말들을 드라마 속 ‘착한 바보’들은 자연스럽게 내뱉는다. ‘착한 바보’들은 예나 지금이나 한 여자만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다. 그들에게 사람의 마음은 필요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라 늘 소중히 다뤄야 할 고귀한 것이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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