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에스비에스 방송 사고로 나타난 블랙화면(오른쪽)과 이후 내보낸 사과자막 화면(왼쪽).
화면 끊기고, 소리 안 나오고…
방송 3사 사흘간 번갈아 사고
시청자들 항의 빗발쳐
“사고 관리 시스템 강화해야”
방송 3사 사흘간 번갈아 사고
시청자들 항의 빗발쳐
“사고 관리 시스템 강화해야”
지상파 3사가 사흘 동안 번갈아가며 방송사고를 냈다. 문화방송(MBC)은 19일 <뉴스데스크>에서 자료 화면을 일부 잘못 내보냈고, 에스비에스와 한국방송(KBS)도 각기 20일, 21일 화면 송출에 이상이 생기는 사고가 잇따랐다. 시청을 방해할 정도여서 항의가 빗발쳤다.
한국방송 2텔레비전은 21일 오후 6시부터 프로야구 에스케이 대 엘지 경기를 중계했다. 한국방송은 4년 만에 평일 프로야구를 생중계했지만, 정작 경기보다 원활하지 않은 프로그램 제작 탓에 빛이 바랬다. 이날 중계 도중 5초 동안 송출에 이상이 생겨 화면이 툭툭 끊겼다. 담당 캐스터는 “송출이 고르지 못해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한국방송 쪽은 “케이블·위성을 통해 지상파를 보는 가구들에 깨끗한 화면을 내보내기 위해 설치한 중계방송용 전송회선에 장애가 생겨 정지화면이 몇 차례 잡혔다”며 “한국방송의 기술상 문제는 아니며, 케이블·위성 가입 없이 지상파만 시청하는 가구들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20일에는 에스비에스가 8분 동안 방송사고를 냈다. <생활의 달인>이 방영중이던 밤 9시30분께 갑자기 화면이 온통 까매지는 ‘블랙 화면’이 나가면서 2분간 방송이 중단됐다. 2분 뒤에는 아무 설명도 없이 피겨 선수 김연아의 갈라쇼 장면이 전파를 탔고, 9시38분에야 정상 화면으로 돌아왔다. 이어 방영한 드라마 <49일>에서도 3차례나 화면이 정지되거나 고르지 못했다. 에스비에스 쪽은 내부 전원 공급장치 이상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연아의 갈라쇼 장면은 에스비에스가 만일의 경우 방송사고가 날 때를 대비해 준비한 것이다. 에스비에스는 3월10일엔 드라마 <싸인> 마지막회에서 20분가량 소리가 나지 않거나 고르지 못한 화면이 반복되는 등 드라마 사상 찾아보기 힘든 대형 방송사고를 낸 바 있다. 이 밖에 19일치 문화방송 <뉴스데스크>는 모델 김유리 사망 사건을 보도하면서 동명이인인 미스코리아의 사진과 영상을 일부 사용했다.
방송 3사는 사고 때마다 사과 자막을 내보냈지만 시청자들의 비난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시청자 김용수씨는 인터넷 블로그에 “한 번도 아니고 도대체 몇 번인지 모르겠다. 화면에 이상이 생긴 다음부턴 프로그램에 몰입하기가 어렵다”고 썼다. 방송가에서는 철저한 원인 점검은 물론, 실질적인 사고 방지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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